'세계 1위 얼반 댄스팀' 저스트 저크 인터뷰

2016-08-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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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최준호, 배서원, 박경민, 성영재, 김예환, 황규홍, 이유진(왼쪽 아래부터),

왼쪽 위부터 최준호, 배서원, 박경민, 성영재, 김예환, 황규홍, 이유진(왼쪽 아래부터), 곽윤영, 이이정 씨 / 위키트리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디락 2016’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댄스팀 ‘저스트 저크(Just Jerk)’가 1위를 차지했다. 세계대회에서 ‘스트릿 댄스’가 아닌 ‘얼반’으로 한국 팀이 ‘세계 1위’에 오른 건 이례적이다.

지난달 17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피드백2쇼 2016(FEED BACK 2 SHOW 2016)’ 대기실에서 만난 ‘저스트 저크’ 리더 영제이(성영재·25)는 “저스트 저크는 얼반을 기반으로 하면서 퍼포먼스를 하는 팀”이라고 본인들을 소개했다.

저스트 저크 제공

2010년 국내에 얼반이란 장르가 들어오기 전부터 스트릿 댄스 등 다양한 춤을 췄던 멤버들이 얼반을 중심으로 각자의 춤 스타일을 녹여낸 무대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얼반 댄스(Urban Dance)’는 해외 유명 안무가들이 팝이나 힙합 음악에 안무를 만들어 추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도시적인(urban)’이라는 의미가 담긴 트렌디한 춤을 의미하기도 한다.

멤버 에스원(배서원·27)은 “얼반은 특정 동작을 주로 쓰는 장르보다 안무를 짤 때 그 음악에 어울리는 안무를 입히는 것”이라며 “외국 안무가와 대화를 나눌 때도 춤으로만 느껴지는 게 아닌, 스토리나 표현이 느껴지는 것을 ‘얼반’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아이돌 그룹이 자신들의 곡에 맞춰 추는 춤 대부분을 ‘얼반’이라고 표현한다. ‘안무’를 뜻하는 ‘코레오그래피(choreography)’를 ‘얼반’과 혼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스트 저크는 2010년 팀 결성 이래로 국내 ‘얼반 씬’을 만들어온 팀이다. 영제이는 “처음에는 ‘우리는 이런 춤을 춘다’, ‘같이 하자’ 했었지만 지금은 정말 많은 분들이 얼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트리

얼반이 국내에 들어온 지 5~6년밖에 안 됐지만 해당 씬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스트 저크’라는 팀과 멤버 개개인도 상당한 인지도를 갖게 됐다.

현재 저스트 저크는 오리지날 멤버 5명(성영재, 배서원, 최준호, 박경민, 맹한준)과 패밀리 멤버 5명(김예환, 황규홍, 이이정, 곽윤영, 이유진), 매니저로 구성된 ‘저스트 저크 크루’로 활동하고 있다.

저스트저크 오리지날 멤버들은 팀 활동과 동시에 안무 디렉터나 안무가, 대학교수나 강사로서 개인 활동을 하고 있다.

리더인 영제이와 제이오(최준호·25)는 지난 2월 발매된 태민 솔로 활동 곡 ‘프레스 유어 넘버(Press Your Number)’와 ‘드립 드롭(Drip Drop)’의 안무 디렉터로 참여했다. 멤버들은 그 외 소년공화국, 인피니트, 방탄소년단, GOT7, 2AM 정진운 씨 등의 안무에도 참여했다.

네이버 TV캐스트, SM TOWN

개인 활동도 많지만 이들은 팀 활동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있다

에스원은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게 ‘저스트 저크’의 원동력인 거 같다”며 “개인 춤을 연습할 때도 어떻게 하면 이게 팀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바디락 2016’ 도전기는 더욱 뜻깊다. 저스트 저크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힙합댄스 경연대회인 ‘바디락’에 세 차례 도전했다.

2014년 처음 한국 얼반 씬에 있는 다른 팀과 유닛으로 팀을 이뤄 출전했다. 그때 경험을 살려 2015년에는 저스트 저크 크루 단독으로 참여했고 세 번째인 올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세 번째 도전만인 지난 6월 '2016 바디락'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저스트 저크 멤버들 / 저스트 저크 제공

미국과 유럽 팀을 제치고 ‘저스트 저크’가 세계 1등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리더 영제이는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주신 거 같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한국의 미’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순수한 움직임’으로 승부를 봤다”며 “한국적인 느낌을 덜 주더라도 춤으로 더 어필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춤 자체에서는 한국적인 느낌보다는 ‘저스트 저크’만이 가지는 에너지를 강조했다.

이하 지난달 30일 'PAS 아티스트 쇼케이스'에서 '바디락 2016' 무대를 재현한 저스트 저크 멤버들 / 이하 위키트리

반면 빨간색 곤룡포 의상 등은 한국인의 열정과 비장함을 잘 표현했다. 신라 화랑이 전장에 나가는 모습으로 검은색 두건과 섀도, 립스틱은 죽음을 불사하는 느낌마저 든다.

바디락 이후 저스트 저크의 대중적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열린 ‘피드백2쇼 2016’과 30일 열린 ‘PAS 아티스트 쇼케이스’에서 저스트 저크를 소개하자 환호가 쏟아졌다. 오는 28일에는 Mnet ‘힛 더 스테이지’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저스트 저크의 다음 목표는 뭘까

영제이는 “잘 먹고 잘사는 게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벌여야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세계대회 우승보다 더 멀리 내다보려고 한다. 언더그라운드나 메이저 대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모두 보는 방송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했지만 영제이는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어 확실한 결정이 났을 때 말씀드리겠다. 아마 미국에 다시 가게 될 거 같다. 도전해야죠”라고 말했다.

춤을 추는 이들은 막연히 자유분방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만난 이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지에 대한 생각이 분명해 보였다. 씬을 이끌어가는 팀으로서 한 마디씩을 부탁했다

에스원은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는 크게 와 닿는 거 같다”고 말을 꺼냈다. “우리가 하는 안무나 춤 스타일을 보고 ‘저렇게 해야 잘 되구나’라 생각한다”며 “‘늘 틀을 만들지 말고 자유롭게 하라’고 늘 말해주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춤으로 잘 되는 모습을 보니 어린 친구들이 ‘빨리 잘 돼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는 거 같다”며 “우리 역시 어릴 적부터 해온 것이며, 마음이 앞서기보다 꾸준히 자신의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힘맨은 “어머니가 제가 소심했을 당시에 사람을 접해보라고 춤을 처음 배우게 했다. 근데 너무 재밌어서 여기까지 왔다”며 “춤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두렵다 해도 맞닥뜨려 보면 그게 저처럼 오히려 인생의 주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저스트 저크가 지난달 30일 위키트리 페이스북 라이브를 시청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퍼포먼스 직캠 풀 영상도 감상해 보자.

유튜브, wikitree4you

* 전성규·김수진·이예나 기자, 김이랑(@goodrang) 디자이너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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