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티셔츠' 올린 성우 해고 비판 사이트 등장
2016-07-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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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여성혐오 반대 사이트 '메갈리아'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출연 게임에서
자칭 여성혐오 반대 사이트 '메갈리아'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출연 게임에서 하차한 성우 김자연(28) 씨를 옹호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자여니즘(Jayeonism)'이라는 이 사이트는 김 씨 하차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여니즘'은 넥슨과 나딕에 내용증명서 발부, 넥슨 및 클로저스에 대한 보이콧, 김 씨 복귀와 성우 대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클로저스(Closers)는 넥슨과 나딕게임즈가 개발한 온라인 MMORPG 게임이다. 김 씨는 여기서 '티나'라는 캐릭터 목소리를 맡았다.
김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영어로 "영웅은 필요 없고, 친구가 필요해"라는 글과 함께 티셔츠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셔츠에는 "소녀들은 왕자님이 필요없다(Girls Do Not Need A PRINCE)"라고 쓰여 있었다.
사진을 본 네티즌은 "사진 속 티셔츠가 '메갈리아'에서 판매된 것"이라며 김 씨가 '메갈리아' 회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현재 5000회 넘게 리트윗됐다.
김 씨는 같은 날 "메갈리아에 대해서는 회원으로 활동한 적은 없어도 간간히 리트윗으로 넘어오는 글을 봤다"며 "미소지니(Misogyny)에 대응하는 사이트라고 생각한다. 딱히 나쁜 인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소지니는 '여성혐오'를 뜻하는 개념어다.
이어 "무엇을 해명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거니와, 앞서 적었듯 이게 잘못된 선택이라면 제 행동에 책임질 의사가 '당연히' 있다"면서 "저는 저뿐 아니라 그 누구도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실수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논란에 휘말린 김 씨가 최근 작업을 마친 게임 '클로저스'에서도 하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클로저스' 개발사인 넥슨과 나딕은 19일 김 씨 하차를 결정했다. 온라인 게임 '최강의 군단'도 "김 씨의 목소리를 교체하겠다"고 같은 날 공지했다.
'자여니즘'은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티셔츠를 올렸다가, 남성 네티즌들로부터 이슈가 돼 이미 녹음을 마친 작업물이 폐기된다고 한다"며 "합당한 조치일까. 아니다, 잘못됐다. 우리 사이트는 이런 사태를 바로잡고자 서명을 받고 있다"고 했다.
김 씨 구명 운동은 트위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해시태그(#)에 '김자연_성우를_지지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이는 식이다.
김 씨 행동을 지지한다는 트위터 이용자는 "김 씨의 티셔츠 착용 사진이 어떤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특정 대상을 모욕했냐"며 "그런 결정을 내린 사유와 의사결정과정, 공식적 입장을 (넥슨과 나진에) 부탁한다"고 적었다.
김 씨는 지난 2012년 KBS 37기 공채 성우로 데뷔해 애니메이션 '박스트롤', '미니언즈', '큼바' 등에 목소리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