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움집 고?" 웹툰 작가 이주용을 만났다
2016-04-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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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이주용 페이스북 시작은 간단했다. "움집 고?"이 카툰 한 컷은 의도치 않은 흥행 성

시작은 간단했다. "움집 고?"
이 카툰 한 컷은 의도치 않은 흥행 성공을 거뒀다. 수많은 패러디물도 낳았다. 학생들은 "OO고? △△고? □□고?" 식으로 고등학교 이름을 넣어 친구들끼리 돌렸다.
SNS에서 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봤을 터다. 남녀 불문하고 동글동글한 얼굴, 동그란 눈망울, 도톰한 입술, 머리카락이 조금 있거나 아예 없는 머리... 누가 그린 걸까?
유튜브, wikitree4you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이주용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문이 열리자 기대와는 달리 너무 어리고, 게다가 반듯한 이미지의 청년이 취재진을 맞았다. 서로 어색하게 "안녕하세요"를 주고 받던 중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쑥스러운듯 웃으며 조심스럽게 "21살이요"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이 작가 매니저는 취재진 반응이 익숙한 듯 이렇게 덧붙였다. "작품에 수위 높은 표현이 종종 있어서 이 작가를 나이 많은 '양아치'쯤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요. 실제 보면 이 작가만큼 바르게 사는 사람도 드물어요"

"네이□, 다O도 아니고 왜 하필 '페이스북 웹툰' 작가가 되셨나요?"
그는 참 수줍음이 많은 청년이었다. 인터뷰가 낯선 듯 한 마디를 던질 때마다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했다. 만화로 비치는 모습과는 참 많이 달랐다.
이 작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며 운을 뗐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는 각종 포털사이트에 있는 카페나 '디씨 인사이드' 같은 커뮤니티에 만화를 그려 올리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성인이 되면서 그는 한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됐다. 이 작가는 아울러 자신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에 만화를 한 컷 한 컷 그려 올렸다. 올릴 때마다 번개처럼 퍼져나갔다. '움집 고?' 광고 섭외도 이렇게 해서 들어왔다.
"'움집 고?'가 이렇게 흥행에 성공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아니요 전혀 생각 못 했어요"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도 놀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움집 고?'는 D 호텔 앱과 계약한 광고만화"였다며 "만화가 인기를 얻어서 광고주도 좋고 저도 좋았던 케이스"라고 말했다.

"평소 작업할 때 어려운 점이나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이 작가는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표정이 달라졌다. 그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만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공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들어 '공감'을 줄 수 있는 새 에피소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웹툰 한 컷을 그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작품마다 다른데 대략 한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만화를 연재할 생각은 있나요?"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아니오"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에 비해 접근성이 높고 구독 층이 많은 포털사이트로 옮기면 장점이 많지 않느냐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의외였다.
"저는 아마추어잖아요."
이 작가는 "정식으로 그림체를 배우지도 않았고 스토리를 짜는 것에도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며 "프로형들을 볼 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포털로 갈 수 없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마감'을 지킬 자신이 없어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현재 페북 페이지에 불규칙적으로 만화를 올리고 있다. 이 작가는 "제가 올리고 싶을 때 올리니까 팬분들도 '그러려니' 하신다"며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사진·영상= 전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