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 감독이 10~20대에게 전한 말 (인터뷰)

2016-02-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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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영화감독/ 위키트리 "바로 여러분 또래 친구들 이야기였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영화

조정래 영화감독/ 위키트리

"바로 여러분 또래 친구들 이야기였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이 대한민국 10~20대에게 전한 말이다. 조 감독은 지난 24일 위키트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튜브, wikitree4you

조 감독은 "우리 영화는 평균 나이 16세밖에 되지 않은 소녀들이 전쟁터에서 너무나 아프게 끌려가서 고초를 당하고 결국은 혼이 되어 고향에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여러분들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였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며 “친구들이 겪었을 아픔을 함께 봐달라"고 당부했다.

조 감독은 이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조 감독은 “어제는 병원에 있었는데, 링거를 맞으면서 많이 울었다”며 연신 콜록거렸다.

그는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영화 제작을 위해 보낸 세월, 옛날 생각이 많이 났기 때문”이라며 눈물을 흘린 이유를 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하 위안부)를 다룬 영화 ‘귀향’은 만들고 개봉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영화 귀향은 제작 기간만 해도 무려 14년이 걸렸다. 조 감독은 지난 2002년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을 보고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태워지는 처녀들’은 위안부 피해자인 강 할머니가 미술 심리 치료 때 그린 그림이다(☞ 바로가기). 이 그림에는 당시 위안부 소녀들이 일본군 총에 맞은 뒤 구덩이에서 불타는 모습이 담겨있다. 가까스로 탈출했던 강 할머니의 기억이 담겨있다.

영화 귀향 스틸컷

14년이라는 세월 동안 포기하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에 조 감독은 “포기가 안 되는 일이었다”며 “힘들었던 순간은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조 감독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 2014년 중국에서 투자한다고 연락이 왔다”며 “최종 사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주인공을 중국 사람으로 바꿔야 하더라. 그래서 투자가 안 됐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같이 했던 많은 동료가 떠났다”고 덧붙였다.

위키트리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에도 힘든 순간은 많았다. 사실 매 촬영마다 힘들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런 고초를 겪었다고 생각하니 배우는 물론 스태프까지 촬영 중 눈물을 흘리는 일이 허다했다. 조 감독은 “촬영장 분위기는 거의 숙연했다”고 밝혔다.

이하 영화 귀향 스틸컷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이 영화에 고스란히 전해진 것일까. 영화 ‘귀향’을 본 위안부 할머니들은 조 감독에게 눈물을 흘리며 “정말 고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조 감독은 “특히 이옥순 할머니가 당시 일본 군에게 맞아서 생긴 상처를 계속 보여주셨다”며 “할머니들은 ‘나는 살아서 이 영화를 보지만 죽은 사람은 얼마나 한을 품고 죽었겠냐’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영화 ‘귀향’은 현재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조 감독은 “영화를 개봉할 수 있게 된 것도 기적인데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귀향은 25일 기준 전국 529개 스크린에서 12만 898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29만 4823명을 기록,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전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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