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혈견'에 대한 9가지 이야기

2015-10-0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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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pixabay 공혈견(供血犬)은 외상을 입거나 빈혈 증세를 보이는 개에게 수혈용 혈액

이하 pixabay

공혈견(供血犬)은 외상을 입거나 빈혈 증세를 보이는 개에게 수혈용 혈액을 제공하는 개를 일컫는다.

1. 공혈견은 많게는 한 달에 한 번 다른 개를 위해 피를 제공하며 산다. 보통 몸무게 1㎏당 10ml를 채혈한다.

국내에는 정확한 관리 기준이 없어 확인되지 않았지만 보통 2살에서 7살 정도인 몸무게 20~30㎏ 이상 중·대형견들이 수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동물혈액은행 지침에 따르면 공혈 기준은 몸무게 1㎏당 16mL 이하고, 6주가 지나야 다음 채혈이 가능하다.

2. 개의 첫 번째 수혈은 혈액형과 관계없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개의 혈액형은 13종류인데, 개는 수혈 받기 전에는 항체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첫 번째 수혈은 혈액형과 관계없이 할 수 있다.

3. 현재 국내 동물병원에 유통되는 개 혈액 대부분은 민간업체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채혈된다

'한국동물혈액은행'(이하 혈액은행) 홈페이지에는 2003년 세계 2위 규모로 공혈견 육성 농장을 증축했고, 200여 마리의 공혈견을 키우고 있으며 2011년부터 고양이 혈액도 공급한다고 나와 있다.

4. 혈액은행에 따르면 국내 공혈견은 혈액은행에 약 200마리, 개인 동물병원에 약 300마리가 있다

혈액은행 측은 약 200마리 정도라고 밝혔으나 동물보호단체 측은 혈액은행 내부에서 육안으로 확인한 개가 300마리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5. 현재 혈액은행 공혈견 관리 실태는?

최근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외부에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던 혈액은행에 방문해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단체 대표 박소연 씨는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혈액은행 위생 실태를 지적했다.

박 씨는 "바닥에 성긴 망 위에 (공혈견)이 대충 움직이면서 그렇게 살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먹이는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주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동물혈액은행 측은 "떠 있는 형태의 바닥(뜬장) 구조는 땅에서 키울 때 큰 문제 중 하나인 오소리 같은 광견병 매개체 접근을 막고 배설물을 위생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형태"라고 했다.

또 "누렁이 사육환경에서 닭 부산물, 음식물 재활용은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이다. 대형견 사료로 전환했을 때 공혈견에게 체중감소 및 저단백혈증이 나타나 습식 사료화 방법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6. 공혈을 위해 보호자가 병원에서 구매하는 혈액 비용은 1회에 약 30만 원

'케어' 박 대표에 따르면 병원에서 보호자가 지급하는 개 혈액 비용은 1회에 30만 원 정도다. 병원 측이 혈액은행에서 혈액을 얼마에 들여오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7. 대수술을 집도하는 일부 대학 동물병원의 경우 두어 마리 정도의 공혈견을 직접 키운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등 일부 대학 동물 병원들이 직접 공혈견을 키우고 있지만 수혈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8. 대한민국에는 공혈견과 개 수혈 등 관련법 규정 자체가 없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2년 국회에서 반려동물 수혈 혈액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9. 대한민국에는 헌혈견 제도가 없다

수년 전 건국대 수의대가 영국 동물보호단체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헌혈견 제도를 시행하려 했지만 소형견 위주의 반려문화 등의 이유로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단체 '케어' 박 대표는 최근 강원도 고성군청 공무원과 동행해 혈액은행 위생 실태를 파악했다. 이후 지난 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를 통해 혈액은행 방문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대표는 "먹이나 물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주 수의사가 채혈해야 되고 위생 관리와 이송도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상주 수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군청 직원, 동물단체 대표 등이 방문한 것과 관련해 혈액은행 측은 외부인 무단침입으로 방역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지난 1일부터 개와 고양이 혈액 공급을 중단했다. 혈액은행 측은 "생물학적 방역 및 화학적 방역이 끝나는 대로 바로 혈액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혈액은행 측이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입장이다.

한국혈액은행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