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 기껍다

2010-11-0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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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쌀쌀합니다. 옷깃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습니다. 하루 내

날씨가 많이 쌀쌀합니다. 옷깃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습니다. 하루 내내 글과 씨름을 했습니다. 뺄 걸 빼고, 더할 것들을 찾아 더하는 데 앞뒤가 잘 맞지 않고 제가 봐도 모자란 게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루 만에 뭐 눈에 띄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지도 않았지만 써 놓은 글을 보니 서글펐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와 보니 아내는 힘들었었는지 먼저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잔다고 하더니 제가 들어오는 소리에 깼는지 밤빛 띠를 땄다고 자랑을 하고는 다시 자러 들어가고, 아들은 숙제를 한다며 낑낑대고 있었습니다. 해야 할 것을 안 하고 자거나 안 하려고 하지는 않는데 저를 닮았는지 셈이 여린 아들을 보면 가끔 안돼 보이기도 합니다. 좋은 것만 닮았으면 좋겠는데 참 거시기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수레 안에서 빠알보람(빠르게 알려주는 표시-QR코드)와 아랑곳한 기별을 듣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하나 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위키나무에서 보기는 봤지만 제가 쓸 일이 뭐 있을까 생각하고 넘어 갔었는데 그 기별을 듣고 보니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도 써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어찌 보람을 만들어 주는 누리집에 가서 제 알림종이부터 하나 만들고 생각했던 것을 만들어 보니 되는 것이었습니다. 기꺼운 마음에 혼자서 씨익 웃었습니다. 좀 더 배워서 그림이나 움직그림을 넣어서 만들어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더 늘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씩 말입니다.

‘기껍다’‘마음속으로 은근히 기쁘다’는 뜻입니다. 오늘은 제 삶에서 또 하나 잊지 못할 기꺼운 날입니다.

4343. 11. 1.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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