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전설'은 미시마유키오 '우국' 표절"
2015-06-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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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국의 대표적 소설가 신경숙 씨의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한국의 대표적 소설가 신경숙 씨의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6일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45) 씨는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올린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글에서 신 씨의 '전설'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응준 씨는 '우국'과 '전설'의 일부 문장을 비교하면서 "이러한 언어조합은 가령, '추억의 속도' 같은 지극히 시적인 표현으로서 누군가가 어디에서 우연히 보고 들은 것을 실수로 적어서는 결코 발화될 수가 없는 차원"이라면서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도용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튀어나올 수 없는 문학적 유전공학의 결과물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 미시마 유키오, 김후란 옮김 '우국'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 신경숙의 '전설'
그러면서 이 씨는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누가 누구의 흠결을 잡아내 공격하는 성격의 일이 정녕 아니다"라며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나와 나의 문우들이 문학을 처음 시작했을 적에 신앙했던 문학의 그 치열하고 고결한 빛을 되찾는 일일 뿐"이라고 밝혔다.
신경숙 씨는 여러 차례 표절 논란에 휩싸였었다. 지난 1999년에는 단편 '작별 인사'의 일부 문장이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문학평론가 박철화 씨는 각 작품의 두 문장을 예로 들며 "상징적으로 압축된 잠언투의 표제와 그에 뒤이은 짧거나 긴 서술 단락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는 두 작품이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물기척이 심상치 않다. ─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
물마루 기척이 심상치 않아. ─ 신경숙의 '작별 인사'
헤엄치는 자의 기척이 한층 짙어져 오고 있다.─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
먼데서 나를 데리러 오는 자의 기척이 느껴진다. ─ 신경숙의 '작별 인사'
또 같은 해 신 씨가 발표한 소설 '딸기밭'은 재미유학생 안승준의 유고집 '살아있는 것이오'의 서문을 베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귀하. 저는 이제는 고인이 된 안승준의 아버지입니다. 그의 주소록에서 발견된 많지 않은 수의 친지 명단 가운데 귀하가 포함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저는 귀하가 저의 아들과 꽤 가까우셨던 한 분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귀하께서 이미 듣고 계실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저는 그의 아버지로서 그의 돌연한 사망에 관해 이를 관련된 사실들과 함께 귀하께 알려드려야만 할 것 같이 느꼈습니다. ─ 안승준의 유고집 '살아있는 것이오'
귀하. 저는 이제 고인이 된 유의 어머니입니다. 유의 수첩에서 발견된 친구들의 주소록에서 귀하의 이름과 주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귀하의 주소가 상단에 적혀 있었던 걸로 보아 저의 딸과 꽤 가까우셨던 사람이었다고 짐작해봅니다. 귀하께서 이미 알고 계실는지도 모르겠고, 참 늦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마는 그의 어머니로서 그의 돌연한 사망에 관해 알려드립니다. ─ 신경숙의 '딸기밭'
당시 신 씨는 이에 대해 "승준씨의 어머니에게서 책을 받아 읽고 언젠가 소설로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유족에게 누가 될까 봐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