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라이프스타일 운동' 미국에서 유행
2014-09-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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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클럽'은 팔레오 운동가들이 좋아하고 영감을 받는 영화 중 하나다 / 사진= 영화
'팔레오(Paleo) 라이프스타일', 즉 구석기 라이프스타일 운동에 깔려 있는 철학은 이렇다. 우리 인간의 최종 진화형은 구석기 시대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농경으로 대변되는 신석기 문명은 겨우 1만 년 전 출현했지만, 구석기 시대는 몇십만에서 몇백만 년 동안 이어져 왔다. 농업 혁명 이후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은 완전히 바뀌었는데, 인간의 진화 과정은 여전히 '구석기' 상황에 적응돼 있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팔레오 운동가들은 주장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석기' 생활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구석기 라이프스타일' 운동의 근원지는 다이어트 분야였다. 이른바 '팔레오 다이어트' 추종자들은 곡물에 있는 '녹말'이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얼마나 먹느냐가 아니라, 무얼 먹느냐가 중요하다"며 구석기인들처럼 육류와 채식, 과일로 돌아가야한다고 말한다. 즉 빵-면-밥을 먹지 않거나 극단적으로 줄인다. '팔레오 다이어트'는 지난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다이어트 이름이다.
'팔레오 다이어트'는 다른 분야로 확산됐다. 피트니스 분야에선 구석기인처럼 운동하자는 '크로스핏'이 등장했다. 미적인 데 초점을 맞췄던 보디빌딩에서 벗어나, 실제 구석기인들이 사냥할 때처럼 '기능성 운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크로스핏의 주장이다. 또 들고, 밀고, 끌고, 당기는 기본 동작을 강조한다.
미국에선 '팔레오 운동'는 이미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다. '팔레오 에프엑스 (Paleo f(x))'라는 이름의 팔레오 운동 컨퍼런스, 프라이멀컨(PrimalCon)이라는 팔레오 휴양지도 생겼다. 구석기 라이프스타일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잡지인 '팔레오 매거진(Paleo Magazine)'도 생겼다.
일부 팔레오 운동 추종자들은 생활 방식도 구석기인에 맞게 조절한다. 이들은 우리 구석기 선조들은 해가 지면 잠들고, 해가 뜨면 일어났다는 점에 착안한다. 따라서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고 해가 뜨면 일어나며, 잠자리도 최대한 '동굴'과 유사하게 만든다.
어떤 이들은 화학약품이 섞인 세정품을 바르지 않는다. 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화장품도 바르지 않는다. 팔레오 운동은 기존의 자연 친화 운동과도 맥이 닿아 있다.
'팔레오 운동'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인간의 몸이 구석기 시대에 맞춰져 있다"라는 팔레오 운동의 대전제에 대해 과학자들 사이에선 논란이 분분하다. 팔레오 다이어트하는 이들이 피하는 각종 곡물에 칼슘, 비타민 B, 비타민 D, 섬유질 같은 필수적 영양소들이 섞여 있어 유용하다는 주장도 있다. 뉴요커 지는 "육류 중심의 다이어트는 환경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팔레오 운동가들이 추천하는 생활 규칙을 몇 가지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 구석기인들의 식단으로 돌아가라. 즉 곡물과 가공식품을 피하고, 식단을 육류와 생선, 채소와 과일로 짜라. 견과류를 먹어라. 녹말이 많이 담긴 구근류는 피해라. 밀과 쌀을 피해라. 밥-빵-면을 피해라.
- 단시간 고강도 운동을 해라. 사냥감이 보이면 전력질주하거나, 급격한 운동을 해야했던 구석기 선조처럼.
- 달리고, 점프하고, 걷고, 밀고, 당기고, 찌르고, 들고, 누르고, 수영하고, 기어가고 등등 '기본적 동작'으로 이뤄진 운동을 해라.
- 운동주기나 운동량을 규칙적으로 하지 말고, 가변적으로 해라.
- 규칙적으로 햇볕에 신체를 노출시켜라
- 수면을 8시간 이상한다. 최대한 일몰과 일출에 수면 리듬을 맞춘다.
- 자연과의 접촉을 최대한 늘린다. 식물을 기르고 정원을 가꾸고 동물들과 만나고, 숲속을 걷고 나무를 오르고 뗏목을 타고 등등...
- 흙과 접촉하고 흙을 만져라
- 아이들을 최대한 '수렵채집인'들이 했던 방식으로 기른다. 모유 수유 기간을 늘이고, 아이를 유모차가 아니라 부모 몸에 매고, 아이와 함께 자고, 아이들이 자연에서 놀게 만든다.
- 의자에 앉는 자세가 아니라, 스쿼트 자세로 바닥에 쭈그려 앉는 자세를 종종 해라.
- 친밀하고 가까운 소수의 그룹 사람들과 '실제 대면해' 만나는 걸 중요시해라. 혼자 있거나, 잘 알지 못하는 '불특정 다수와 네트워킹'하기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