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마지막 편지-일기장 원본' 공개

2013-09-0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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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전태일 열사의 유서로 알려진 편지 원본이 공개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전태일 열사의 유서로 알려진 편지 원본이 공개됐습니다.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로 시작하는 이 글은 실제 전 열사의 유서는 아니지만, 마치 유서처럼 알려진 글로 1970년 11월 13일 분신 직전, 청옥고등공민학교 시절 동창들 앞으로 남긴 마지막 편지입니다.


전 열사 동생 태삼 씨가 서울 도봉구 자택에 보관해 왔던 전 열사 유품이 이르면 이번주부터 연세대 박물관에 보존 처리됩니다.


이번에 공개되는 전 열사 유품은 미공개 일기와 유서 등으로 43년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 주게.

친구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를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 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 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우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 말을 들어 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 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




아래는 전태일 열사 일기장 원본입니다.



[전태일 열사 일기장]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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