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천, OCC서 신탁은행 조건부 인가…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 연방 규제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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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천, 美 OCC 신탁은행 인가 조건부 획득…스테이블코인 제도권 진입
소니·삼성 투자받은 인프라 기업, 예금·대출 없는 신탁은행으로 첫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바스천(Bastion)이 9월 18일(현지시각)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내셔널 신탁은행 인가를 조건부로 획득했다. 신설되는 법인명은 바스천 플랫폼스 내셔널 트러스트 컴퍼니(Bastion Platforms National Trust Company)로, 예금 수신이나 대출 취급 없이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와 결제 인프라, 화이트라벨 발행을 연방 규제 아래 단일 법인에서 제공한다. 바스천 최고경영자 나심 에드케키우아크는 “이제 미국 안팎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미국에서 상품을 출시하려 할 때 의지할 수 있는 규제받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승인됐나 — 예금·대출 없는 신탁은행의 실체
이번 인가는 예비적(preliminary) 조건부 승인으로, 바스천이 이미 보유한 주(州) 단위 라이선스에 연방 감독을 더하는 성격이다. 다만 인가를 받는 법인은 예금을 받거나 대출을 내줄 수 없어 일반 상업은행과는 구분된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스천 플랫폼스 내셔널 트러스트 컴퍼니는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와 지갑 서비스, 결제 인프라, 화이트라벨 발행 업무를 하나의 연방 규제 법인에서 제공하게 된다.
에드케키우아크는 “스테이블코인은 신흥 기술 단계를 지나 핵심 금융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이는 신뢰와 거버넌스, 규제 엄격성에서 전과 다른 기준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별도 인터뷰에서 “은행이라면 연방 규제를 받지 않는 단순 핀테크 기업에 의존할 수 없다”며 “은행들이 1센트도 안 되는 비용으로 24시간 연중무휴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스천은 어떤 회사인가 — 소니·삼성이 투자한 인프라 기업
바스천은 2023년 전직 a16z 크립토 임원 2명이 설립했다. 다른 기업을 대신해 화이트라벨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예치 자산 커스터디와 고객 지갑 관리를 백엔드에서 담당하는 구조다. 투자자로는 코인베이스벤처스와 소니 이노베이션 펀드, 삼성넥스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해 9월 바스천이 코인베이스벤처스 주도로 1460만 달러(약 202억 원, 1달러 1,387원 기준) 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며, 소니와 삼성의 투자 자회사, a16z 크립토, 해시드도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바스천은 지난해 소니뱅크의 스테이블코인 파트너로 선정됐고, 소니는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와 결제 인프라, 발행 업무에 바스천을 활용하며 게임·엔터테인먼트 생태계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바스천은 지난해 2월 뉴욕 신탁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후 연방 감독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밟아왔다. 이날 이사회에도 신규 인사를 발표했다. 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임원 콜린 테일러와 전 제네시스 최고컴플라이언스책임자 마이클 패터슨이 이사로, 옵텀 파이낸셜 임원 가브리엘라 피츠제럴드와 전 모건스탠리 최고컴플라이언스책임자 스튜어트 브레슬로가 자문으로 합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크립토 기조와 신탁은행 인가 경쟁
이번 승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크립토 정책 아래 이뤄졌다. OCC는 조너선 굴드 통화감독청장 체제에서 올해 여러 크립토 특화 신탁은행 설립을 승인해왔다. 리플은 유사한 신탁은행 헌장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서클과 비트고는 이미 최종 승인을 받았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크라켄 모회사 페이워드, 크립토 인프라 기업 제로해시, 결제기업 블록도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전통 금융권의 움직임도 빠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산탄데르 등 12개 이상 금융기관 컨소시엄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자, 블랙록, 구글, 도어대시 등 비은행권 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에 나선 상태다.
클래리티법 좌절 속 지니어스법이 이미 뼈대를 마련
바스천의 인가는 미국 크립토 업계 전반에 악재가 나온 지 며칠 뒤 이뤄졌다.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마련하려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절차적 표결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에드케키우아크는 이에 대해 지난해 서명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이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틀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업계는 이미 클래리티법에 해당하는 순간을 거쳤다”고 말했다. 지니어스법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준비금·감독 체계에 대한 기본 규칙을 정한 상태여서, 이번 클래리티법 좌절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에 실질적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바스천을 비롯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들이 신탁은행 인가를 통해 연방 규제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흐름은 리플·서클·비트고의 사례와 함께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