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분노했다”…정은경 전 질병청장이 이재명팀 합류한 진짜 '이유'
2025-04-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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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아니지만, 가만히 있기에는 우리의 미래가 너무 불안했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배경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하며 국민적 신뢰를 받았던 정 전 청장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내란으로 인해 국민들이 어렵게 만들어 온 경제와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걸 보고 굉장히 분노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 전 청장은 이날 연단에 올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는 것만을 간절히 바랐지만, 팬데믹을 겨우 극복하고 나니 이번엔 폭정과 내란이 일상을 다시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가만히 있기에는 우리의 미래가 너무 불안했다"며 선대위 참여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정 전 청장의 합류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선다. 코로나19 당시 정부 방역을 대표하며 과학적 판단과 공공의료 시스템을 상징하던 인물이 정치적 공간에 발을 들였다는 사실은, 현재 정국에 대한 전문가층의 위기의식을 방증하는 셈이다. 그는 "정권 교체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제 작은 힘이지만 함께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도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은 강금실 전 장관 역시 "지금 국민들은 일상 속에서 내란과 싸우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막중한 역사적 책무를 짊어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지금이 대한민국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는 시민들이 있다. 그만큼 국민들이 절박하고 불안한 심정으로 이번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며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모두가 합심해 반드시 국민 승리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선대위 총괄상임위원장도 "이재명 후보를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하며, 범진보 진영 인사들이 총결집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선대위'는 민주당의 본격적인 대선 체제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특히 정은경 전 청장의 깜짝 합류는 전문가 집단의 정치적 참여라는 상징성을 넘어서, 위기 인식과 문제의식을 공유한 정치적 연대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