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9%가 제대로 모른다…시래기와 우거지 차이점은?

2025-04-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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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 데 있는 흥미로운 TMI

한국인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익숙한 재료인 '시래기'와 '우거지'. 국이나 찌개, 탕, 찜 요리 등에 자주 등장하는 두 채소는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그러나 정작 이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이들이 '무청을 말린 것이 시래기, 배춧잎을 말린 것이 우거지'라고만 알고 있지만, 실상은 그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한 농원에서 관계자들이 시래기를 만들기 위해 무청과 배춧잎 등을 말리고 있다. / 뉴스1
한 농원에서 관계자들이 시래기를 만들기 위해 무청과 배춧잎 등을 말리고 있다. / 뉴스1

먼저 시래기의 정체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래기는 기본적으로 무청, 즉 무의 줄기와 잎을 삶거나 말려 만든 식재료를 뜻한다. 무 수확 후 남은 줄기와 잎을 잘 손질해 말린 것이 전통적인 시래기의 형태다. 다만 국어사전에서는 시래기를 무청뿐 아니라 배춧잎을 말린 것까지 포괄하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무청을 말린 것이 '좁은 의미의 시래기'라면, 배춧잎까지 포함하는 경우는 '넓은 의미의 시래기'라 할 수 있다.

반면 우거지는 말 그대로 채소의 겉부분, 특히 배추의 바깥잎을 일컫는다. 김장철 배추를 손질할 때 가장 바깥쪽에 있는 억센 잎들을 떼어내어 말리거나 삶아 만든 것이 우거지다. 이는 버려질 수 있는 식재료를 알뜰하게 활용한 대표적인 예로, 감자탕이나 해장국 등 진한 국물요리에 자주 쓰인다.

요리에서의 쓰임도 둘 사이의 차이를 더욱 명확히 해준다. 시래기는 시래기국, 시래기된장국, 코다리찜 등에서 구수하고 쌉싸래한 풍미를 더하는 데 활용된다. 무청 특유의 질감과 씹는 맛이 요리의 깊이를 더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우거지는 뼈해장국, 감자탕, 우거지국 등 진한 국물요리에 들어가 부드럽게 삶아진 배춧잎의 식감이 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왼쪽)시래기국. (오른쪽)우거지국.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왼쪽)시래기국. (오른쪽)우거지국.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이처럼 분명한 차이를 가진 두 재료지만,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둘을 혼용하거나 헷갈려한다. 특히 '시래기'라는 말이 배춧잎까지 포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시래기=무청, 우거지=배추 겉잎'이라는 단순한 공식만으로 구분하려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무청이 시래기로, 배추 겉잎은 우거지로 구분돼 유통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요약하자면, 시래기는 주로 무의 줄기와 잎을 말린 것이고, 우거지는 배추의 겉잎을 삶거나 말린 것이다. 시래기는 배춧잎을 포함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보통 무청을 가리킬 때 쓰이고, 우거지는 언제나 배추의 겉대만을 뜻한다.

시래기와 우거지 모두 조상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절약형 식재료로, 지금도 한국인의 입맛을 책임지고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제각기 다른 역할을 해내는 두 재료의 차이를 알고 나면, 다음번 국이나 찜을 준비할 때 그 맛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유튜브, MBN Entertainment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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