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국민의힘 탈당한 건 그들에게 큰 배신감 느꼈기 때문”

2025-04-30 09:28

add remove print link

김종혁 “캠프 내 친윤 그룹을 보면서 고립감 느꼈을 것”
“한덕수 밀려고 자신을 불쏘시개 취급한다고 여겼을 것”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2차 결과 발표 직후 정계 은퇴와 함께 국민의힘 탈당을 전격 선언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그의 결정엔 복합적 배경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서용주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이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홍 전 시장이 정계 은퇴와 함께 탈당을 선언한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김 전 최고위원은 홍 전 시장의 탈당이 친윤(친윤석열) 세력에 대한 깊은 불신과 서운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혼자 절해고도에서 뛰는 것 같다”, “대권보다는 당권에 욕심 있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 등 홍 전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먼저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전 최고위원은 홍 전 시장이 자신의 캠프에 참여한 친윤 그룹이 자신을 진심으로 돕지 않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밀기 위해 자신을 ‘불쏘시개’로 활용하려 했다고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이 이러한 배신감 속에서 당내 고립감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권한대행을 둘러싼 당내 논의가 홍 전 시장 탈당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홍 전 시장이 처음엔 “탄핵 정국에서 총리했던 사람이 장관 했던 사람이 후보 나오는 게 맞나”라며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후 단일화 가능성을 열었다가 다시 단일화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김 최고위원은 설명했다. 당 지도부와 친윤 세력이 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경선을 교란하려 한다고 보고 홍 전 시장이 분노했다고 김 최고위원은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홍 전 시장의 탈당은 당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이 한 권한대행을 둘러싼 ‘추대론’을 당 지도부의 ‘자해 행위’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하며 경선을 왜곡하려 했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한 권한대행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단일화 논의를 주도한 점이 당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전 시장의 정치적 스타일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 전 부대변인은 홍 전 시장이 ‘독고다이식 정치’를 했다면서 탈당을 선택한 건 단순한 서운함을 넘어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의 탈당이 명태균 씨 수사와 관련한 준비 과정일 가능성 있다면서 당을 떠나 정치적 부담을 덜고 새로운 행보를 모색하려 했을 수 있다고 봤다.

박 전 의원 의견은 서 전 부대변인 의견과 달랐다. 그는 “수사를 의식한다면 오히려 당적을 유지하는 게 보호막이 된다”며 홍 전 시장의 탈당이 배신감과 서운함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박 전 의원은 홍 전 시장이 과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떠나 바른정당으로 이동한 전력이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탈당에도 역시 자존심과 독립적 행보를 중시하는 성향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경선 과정에서의 전략적 실패가 홍 전 시장의 탈당과 정계은퇴를 가속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 전 의원은 홍 전 시장이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문제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 지지층 이탈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문수 전 장관이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적극 수용하며 ‘김덕수’라는 조어를 만들어 지지층을 결집한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봤다. 반면 홍 전 시장은 단일화 논의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며 지지층의 신뢰를 잃었다고 박 전 의원은 지적했다.

당내 지지층의 분열도 홍 전 시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 전 의원은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약 60~65%가 홍 전 시장보다 김 전 장관에게 쏠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이 탄핵 반대 세력의 전폭적 지지를 얻지 못한 점이 좌절감을 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 전 최고위원도 홍 전 시장이 “당에 온갖 정이 다 떨어졌다”는 심경을 드러냈다고 전하며, 그의 탈당이 당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홍 전 시장이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분석도 나왔다. 박 전 의원은 홍 전 시장이 경선 결과 발표 전날 패배를 예감하고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면서 홍 전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직감하고 전격적으로 탈당과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