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공격적인 할인” 선언 직후…돌연 비상 걸린 여름철 대표 과일
2025-04-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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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예고로 긴장감 돌고 있는 농가와 대형마트 업계
올여름 예보된 이상기후에 대형마트가 과일 및 채소류 등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여름철 대표 과일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3개월 기상 전망(2025년 4~6월)' 및 '2025년 여름 기후전망' 등에 따르면 올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이 전망한 다음 달과 6월,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50%, 40%, 50%다. 또 기상청 기후 예측 모델이 예상한 확률은 실제 전망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예측 모델이 계산한 평균 결괏값에 따르면 평년보다 올해 기온이 높을 확률은 5월 64%, 6월 68%, 7월 78%다.
해당 결과는 올해 여름이 일찍 시작할 뿐만 아니라 더위도 예년보다 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6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80%로 나타났다.
문제는 폭염과 장마, 태풍 등이 겹치면서 농산물의 작황 피해가 심해져 상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급등한다는 점이다.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 과수가 수분을 흡수하는데 이는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광합성이 이뤄지지 않아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이어지기 쉽다. 게다가 장마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부패와 낙과 등 품질 저하 문제도 생긴다.
이런 이유로 대형마트는 여름철 매출이 높은 품목 물량 수급에 일찍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마트는 수박과 복숭아 물량 수급에 나선 상태다. 수박의 경우 봉화, 진안, 영양 등 우기와 혹서기를 대비한 평균 해발 300m 이상 고산지 물량을 전년 대비 확대할 계획이다. 복숭아는 아삭한 복숭아 품종(아삭이) 물량을 늘릴 방침이다. 아삭한 복숭아는 황도나 백도 등 부드러운 복숭아보다 과육이 단단해 이상 기후에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도 스마트팜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한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에 접목해 작물의 생육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농업 방식으로, 농산물이 생육하는 데 필요한 각종 변수를 계산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롯데마트는 현재 30여 개 수준의 스마트팜 농산물의 품목을 올해 50여 개로 늘리고 운영 물량 역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기체제어(CA) 저장 상품도 선보인다. CA 저장기술은 별도 저장고를 활용해 온도와 습도, 공기 중 산소와 질소 등을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인위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수확했을 때 맛과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저장 기술이다. 롯데마트는 해당 기술 도입을 통해 폭우와 폭염 등 이상 기후로 농산물에 발생하는 무름과 병해충, 낙과 등을 방지해 고품질의 신선식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신선 AS' 제도의 일환으로 수박과 복숭아, 멜론, 참외 등 여름 과일 당도를 보장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수박과 복숭아, 멜론, 참외는 당도 선별 절차를 강화해 과일별 기준 특정 당도 이상의 상품만을 취급하며 날씨 영향 없이 1년 내내 맛있는 과일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전용 시설에서 재배한 샤인머스캣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여름철 채소류의 주 출하지인 강원 경기북부 권역이 기후 타격을 받을 경우 단기적인 출하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오이와 애호박, 파프리카, 양배추, 브로콜리, 상추 등 산지를 분석하고 날씨 영향 없이 안정적인 상품 공급이 가능하도록 대체 산지와 대체상품(수경 채소)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앞서 올여름 수박과 참외 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봄철 농산물 작황이 좋아지면서 전반적인 가격 안정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올여름이 평년보다 무더울 거라는 예보가 나온 만큼 업계에서는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에 대한 적극적인 소비가 예상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관계자는 "무더운 여름이 예고돼 참외와 수박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음 달 중순부터 공격적인 가격 행사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