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올해 박스오피스 1위 휩쓴 '211만' 한국 영화, 넷플릭스 공개

2025-04-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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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 TOP3에 든 채 넷플릭스 공개 확정 지은, 211만 관객 한국 영화
개봉 직후 3주 연속 1위 휩쓴, 2025년 한국 영화 흥행 2위 대작

누적 관객 수 211만 명을 돌파하며 2025년 상반기 극장가를 뒤흔든 한국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가 개봉 한 달 만에 넷플릭스 공개 일정을 확정 지었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여전히 상영 중인 작품이 OTT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콘텐츠 유통 방식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승부’는 흥행성과 작품성, 상업성과 플랫폼 전략이라는 복합적 키워드를 동시에 입증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승부' 공식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 바이포엠스튜디오 BY4M STUDIO'
영화 '승부' 공식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 바이포엠스튜디오 BY4M STUDIO'

30일 넷플릭스 코리아 측은 영화 ‘승부’가 오는 5월 8일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 스트리밍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후속 공개 수준을 넘어, 극장-OTT 병행 유통 모델의 전환을 상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승부’는 극장에서 박스오피스 TOP3를 유지하는 와중에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 지은 작품으로, 극장과 스트리밍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산업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승부’는 실존 인물인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 사이의 사제 관계와 맞대결을 모티브로 한 실화 기반 작품이다. 단순한 바둑 경기의 재현을 넘어, 스승과 제자의 대결 구도 속에서 자존심, 세대교체, 명예와 상실이라는 깊은 감정선까지 담아낸다. 김형주 감독은 이를 ‘정적인 스포츠의 미학’으로 승화시키며, 심리극에 가까운 드라마로 풀어냈다.

이병헌은 조훈현 역을 맡아 승부욕과 고독, 제자에게 패배한 뒤의 처절한 감정을 표현하며 절정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반면 유아인은 이창호 특유의 침착하고 절제된 감정선을 밀도 있게 구축했다. 두 배우의 감정적 응집력은 극 전체의 중심축이자 가장 강력한 몰입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대사 없이도 감정이 전이되는 클로즈업 장면과, 정적인 바둑판 위의 긴장감을 시각화한 김형주 감독의 연출력은 이 영화가 단순 스포츠 전기 영화에 머무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211만 관객 동원한 2025년 최고 화제작 영화 '승부' / 네이버
211만 관객 동원한 2025년 최고 화제작 영화 '승부' / 네이버

이 영화는 지난 3월 26일 개봉한 직후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승부’는 4월 29일 기준 일일 관객 8,184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211만 8,400명을 기록했다. 이는 ‘히트맨2’에 이어 2025년 국내 개봉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날 기준 박스오피스 1위 ‘야당’(누적 176만 명), 2위 ‘마인크래프트 무비’(약 39만 8,000명)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흥행뿐 아니라 관객 평가도 긍정적이다. 30일 오전 9시 30분 기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8.67점, 네티즌 평점은 8.95점을 기록 중이다. 관람평에는 “두 주인공은 실존 인물을 보는 줄 알았다”, “믿고 보는 이병헌”, “유아인의 절제된 연기에 전율이 느껴졌다” 등 두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다. 또한 “바둑 1도 몰라도 긴장감이 몰입됐다”, “빌런 없이도 스릴 넘쳤다”, “감정선, 눈빛, 손 떨림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연출과 장면 구성에 대한 호평도 다수 포착됐다. 그 외에도 “영화가 너무 깔끔하고 아름다웠다”, “삶에 울림을 주는 이야기였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연기로 승부하는 영화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등 작품의 메시지와 몰입감에 감탄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배우 고창석(왼쪽부터)과 문정희, 이병헌, 현봉식, 조우진이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 뉴스1
배우 고창석(왼쪽부터)과 문정희, 이병헌, 현봉식, 조우진이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 뉴스1

‘승부’는 사실상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컸던 작품이다. 제작 초기부터 이병헌과 유아인의 투톱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인해 OTT 공개가 무산되며 개봉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까지 겹치며 수차례 제작과 유통 일정이 재조정됐다. 결국 신생 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아, 약 4년간의 개발 기간 끝에 극장 개봉에 성공했고, 다시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과 손잡으며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됐다.

제작비 약 100억 원이 투입된 ‘승부’는 대중적으로 낯선 바둑이라는 소재, 실제 인물 재현이라는 부담, 그리고 배우 리스크라는 세 가지 리스크를 안고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은 사례로 남게 됐다. OTT 환경에서 실화 기반 서사극이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도 주목된다.

유튜브, 바이포엠스튜디오 BY4M STUDIO

‘승부’는 2025년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자, 가장 탄탄한 완성도를 갖춘 극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흥행에 성공한 예술성과, 플랫폼 전략의 적시성과, 배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삼위일체를 이루며 ‘승부’는 지금 이 순간, 한국 영화의 진짜 ‘승부’를 보여주고 있다.

※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 (30일 오전 10시 기준)

1위 ‘하얼빈’

2위 ‘진범’

3위 ‘해벅’

4위 ‘폭락’

5위 ‘신칸센 대폭파’

6위 ‘어쩌다, 결혼’

7위 ‘대가족’

8위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9위 ‘i호스티지’

10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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