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추억의 간식이었는데…요즘 백화점에서 비싸도 팔린다는 '한국 음식'

2025-04-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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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길거리 간식, 고급화시켜 백화점 디저트로 팔려

겨울이면 생각나는 대표 간식, 붕어빵이 과거 길거리 포장마차를 넘어 백화점 디저트 코너로 진입하고 있다. 하나에 300원, 500원 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다소 낯선 풍경이지만, 이제는 고급 재료와 다양한 변주로 '프리미엄 붕어빵' 시대를 열었다.

길거리 음식들 / trabantos-shutterstock.com
길거리 음식들 / trabantos-shutterstock.com

◈ 겨울 포장마차 단골손님, 붕어빵의 변신

붕어빵은 1930년대 일본 '타이야키(たい焼き)'를 모티브로 도입된 이후, 한국식 스타일로 정착했다. 붕어 모양 틀에 밀가루 반죽을 붓고 팥소를 채워 구워내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겨울철이면 유독 그리운 음식이다. 특히 1980~1990년대에는 초등학교 앞, 지하철 출구, 시장 어귀마다 붕어빵 포장마차가 즐비했다.

붕어빵 / Pham Huu Hau-shutterstock.com
붕어빵 / Pham Huu Hau-shutterstock.com

적은 돈으로 따뜻한 간식을 먹을 수 있었기에 붕어빵은 서민들의 겨울을 함께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포장마차 붕어빵은 점차 줄었다. 대신 프랜차이즈 붕어빵 전문점이 등장했고, 급기야 백화점 디저트 매장까지 입점했다. 일반 팥소 외에도 커스터드 크림, 초콜릿, 고구마 무스, 녹차 크림 등 다양한 필링을 추가해 '업그레이드 붕어빵'을 선보이는 곳도 많다. 반죽에도 차별화를 뒀다. 오트밀, 통밀, 심지어 찹쌀을 섞어 쫀득한 식감을 강조하는 등 고급화를 시도하는 브랜드가 잇따르고 있다.

◈ 1개에 3000원 넘는 붕어빵, 그래도 찾는 이유

예전 붕어빵 가격을 기억하는 이들에겐,백화점 붕어빵 가격이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서울 강남권 백화점 내 붕어빵 매장에서는 개당 3000원에서 5000원에 이르는 붕어빵이 판매된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고급 붕어빵은 평일에도 줄을 서야 겨우 살 수 있을 만큼 인기다. 단순히 팥을 넣고 구운 간식이 아니라, 좋은 재료를 사용해 프리미엄 디저트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국산 팥, 유기농 밀가루, 무항생제 계란 등 기본 재료부터 남다르다.

다양한 토핑이 추가된 붕어빵 / siktic-shutterstock.com
다양한 토핑이 추가된 붕어빵 / siktic-shutterstock.com

소비자들은 '옛 추억을 새롭게 즐긴다'는 감성에 지갑을 연다. 또한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붕어빵이 단순 간식을 넘어 '감성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붕어빵은 시즌 한정 메뉴라는 특성도 인기 비결이다. 주로 겨울철에만 판매되기 때문에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희소성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특히 프리미엄 붕어빵 전문점에서는 팥소 대신 고구마, 밤, 녹차 등 계절 재료를 활용해 시즌 한정 메뉴를 내놓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붕어빵, 길거리 감성과 고급화 사이

길거리 붕어빵은 여전히 따뜻한 겨울 추억을 소환하는 대표 아이콘이다. 다만 시대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백화점, 프리미엄 매장에서는 품질을 높여 디저트 시장에 안착했고, SNS 인증 문화와 결합해 또 다른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여전히 "붕어빵은 길거리에서 손 시리게 먹어야 제 맛"이라며 전통 방식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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