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먹다 남긴 커피, 다음날 그냥 마셨다간 큰일 난다?
2025-04-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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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에 둔 커피, 하루 지나면 세균 번식·산화 진행…주의해야
요즘은 카페에서 한 번에 대용량 커피를 사서 하루 종일 나눠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커피를 다 마시지 못해 상온에 몇 시간 이상 놔두는 경우가 늘면서, '이걸 내일 마셔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남은 커피를 아깝다고 버리지 못하고 다시 마셨다가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루 이상 상온에 방치된 커피를 다시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설탕, 시럽, 크림, 우유 등이 들어간 커피는 실온에서 방치할 경우 세균 번식이 빠르게 일어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균 증식을 막기 위해 2시간 이상 상온에 둔 음식은 먹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기준은 커피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블랙커피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루 이상 실온에 놓인 커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커피는 제조된 순간부터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화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향과 맛이 변할 뿐만 아니라 내부 화학성분에도 변화가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 안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은 분해되고, 쓴맛과 시큼한 맛이 강해지면서 마시는 사람에게 위장 자극을 줄 수 있다. 속쓰림, 소화불량 같은 불편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커피를 마실 때 사용하는 컵도 문제다. 대부분의 테이크아웃 커피 컵은 단열 처리가 돼 있지 않아 외부 온도와 커피 온도가 쉽게 동일해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세균이 더욱 빠르게 번식할 수 있다. 특히 빨대를 꽂은 경우라면 입을 통해 세균이 컵 안으로 들어가는 만큼, 방치 시간에 따라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상온에 둔 커피를 냉장고에 넣는다면 사정이 조금 나아진다. 블랙커피를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약 하루 정도는 비교적 안전하게 마실 수 있다. 그러나 설탕이나 우유가 들어간 커피는 냉장 보관을 해도 24시간 이상 지나면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냉장고 안이라고 해서 박테리아 증식이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커피를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마시면 괜찮을까? 많은 사람들이 재가열하면 세균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완전한 오해다. 일부 세균은 높은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이미 변질된 커피의 화학 성분은 열을 가해도 원상 복구되지 않는다. 오히려 데우는 과정에서 커피의 맛과 향은 더 심하게 손상되고, 변질된 물질이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위염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변질된 커피를 마셨을 때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건강상 취약한 사람들은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임산부, 고령자, 어린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조금만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해도 심각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단순한 복통이나 설사로 끝나지 않고, 탈수나 심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한 식중독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하루가 지난 커피는 반드시 버리고, 새롭게 내린 신선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커피는 가능한 한 신선할 때 마시고, 남겼다면 2시간 이내 냉장 보관해 24시간 안에 소비하라"고 조언한다. 또, 한 번 컵에 담은 커피는 가급적 빨리 마시고, 외출하거나 이동할 때는 밀폐 가능한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도 추천된다. 텀블러는 외부 세균 오염을 줄이고, 온도 유지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하루 이상 상온에 방치한 커피는 세균 번식과 산화가 진행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랙커피든 라떼든, 상관없이 시간이 오래 지난 커피는 아깝더라도 과감히 버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커피를 신선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필요한 양만큼 구입하거나, 남겼을 경우 바로 냉장 보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