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 먹는 사람들은 보세요... 한국 현미는 미국과 달라요
2025-04-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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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양배추·오이·파 제대로 세척하는 법... 정부가 이렇게 밝혔습니다

쑥, 냉이, 달래 같은 봄나물과 현미는 건강식의 대명사로 꼽힌다. 하지만 도로변 나물에선 중금속이, 현미에선 발암물질이 숨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들 식재료는 과연 안전한 걸까?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 YTN’가 28일 선정수 팩트체커의 도움말로 봄나물과 현미가 과연 안전한지 알렸다.
봄나물, 어디서 따느냐가 문제다.
봄나물은 봄철 식탁의 별미다. 하지만 어디서 채취하느냐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매년 봄철 전국 지자체와 함께 국민들이 즐겨 먹는 봄나물을 수거해 중금속과 잔류농약 검사를 진행한다. 최근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는 110건 중 4건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약을 검출했다. 경북의 경우 54건 중 3건이 잔류농약 허용 기준을 넘었다. 충북 50건, 경남 22건은 모두 기준치 이내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봄나물은 대부분 안전하다. 하지만 도로변이나 도시 하천변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은 이야기가 다르다. 식약처는 도로변과 공단 주변에서 자라는 나물에 납, 카드뮴, 아연 같은 중금속 수치가 높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타이어 마모, 해충 방제용 살충제 등이 주요 오염원이다. 중금속은 아무리 철저히 씻어도 제거되지 않는 만큼 도로변과 하천변에서 봄나물을 채취하지 않아야 한다.
오염원이 없는 야산이나 들녘에서 나는 봄나물은 중금속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 다만 사유지에서 허락 없이 나물을 따는 건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원추리와 여로, 산마늘과 박새, 곰취와 동의나물, 우산나물과 삿갓나물 등 독초와 생김새가 비슷한 봄나물이 많아 식중독 위험이 따른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독초로 인한 식중독으로 3명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치료를 받았다. 식약처는 독초와 구별이 어려운 나물은 채취하지 말고, 시판 제품을 구매해 먹을 것을 권한다.
현미 발암물질 논란의 진실
현미는 쌀겨에 담긴 영양소 덕에 건강식으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최근 “현미에 1급 발암물질 무기비소가 백미보다 많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는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학술지 ‘위험 분석’에 발표한 논문에서 비롯됐다. 연구는 미국산 현미의 비소 함량과 무기비소 농도가 백미보다 높다는 점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비소를 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비소는 암석 풍화작용이나 화석연료 연소, 제련, 비소함유 제초제 등으로 토양과 지하수에 축적된다. 특히 쌀겨 부분에 비소가 더 많이 쌓인다. 쌀겨를 벗겨낸 백미는 현미보다 비소 농도가 낮다.

걱정해야 할까? 연구에 따르면, 현미를 꾸준히 먹는 미국인의 비소 노출 추정치는 백미를 먹는 경우보다 높지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다만 생후 6~24개월 영유아가 현미만 먹을 경우 안전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은 어떨까. 2018년 국내 논문 ‘국내 비오염 논토양에서 재배한 현미와 백미 중 비소화학종 함량’은 전국 쌀 주산단지 100곳의 현미와 백미를 조사한 결과, 무기비소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품규격위원회 기준을 밑돌아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식약처는 2022년부터 현미의 무기비소 기준을 설정해 관리 중이다. 국내 쌀의 비소 검출 수준은 미국보다 낮다. 비소 때문에 현미 섭취를 꺼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다만 영유아에 대한 영향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농산물, 똑똑하게 씻는 법
농약 걱정 없이 농산물을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은 농약관리법에 따라 농약 안전사용기준을 엄격히 관리한다. 농산물 생산·유통 단계에서 잔류농약 조사를 실시하며, 기준치를 초과한 품목은 수거·폐기되고 생산자는 고발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애호박, 당근 등 320건의 농산물을 대상으로 513종의 농약 잔류량을 조사한 결과, 모두 기준에 적합했다. 인체 노출량 평가에서도 일일섭취허용량의 9.5% 이하로, 건강에 위해가 없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식약처가 추천하는 농산물 세척법은 다음과 같다. 딸기는 물에 1분 담근 뒤 흐르는 물에 30초 씻으면 잔류농약이 제거된다. 꼭지 부분은 농약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먹지 않는 게 좋다. 깻잎이나 상추는 잔털과 주름 때문에 농약이 남기 쉬우니, 5분 정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0초 씻는다. 파는 잎 부분에 농약이 더 많이 남을 수 있어, 시든 잎과 외피를 벗긴 뒤 물로 세척한다. 배추와 양배추는 겉잎 2~3장을 떼어내고 물로 씻는다. 오이는 흐르는 물에 스펀지로 문지른 뒤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질러 씻고 다시 물로 헹군다.
봄나물과 현미는 건강을 챙기려는 이들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안전한 섭취를 위해 어디서 나는지, 어떻게 씻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