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대선 후보 확정 뒤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겨냥해 한 말
2025-04-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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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엔 “바깥사람과 뭘 해야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잘되길 바라”
이 후보는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최종 후보 경선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이 금주에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끊임없는 내란 세력 귀환을 노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면서 "여전히 내란의 주요 종사자들, 부화뇌동자들이 중요한 직책을 가지고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 대행의 출마가 내란·퇴행의 시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심판하고 계신 분이 끊임없이 선수로 뛰기 위해서 기회를 노리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을) 국민이 가지고 있는 거 같다. 그런 의문이 확실히 아니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이 과거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명확한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헌재가 명한 판결까지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헌법 파괴 행위고, 그 자체가 사실상 내란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바깥사람(한 권한대행)과 뭘(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선후보와 연대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진보당이든 보수당이든 관계없이 이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데 함께하는 분들은 최대한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게 연대든, 연합이든, 동조든, 협조든 뭐든지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답변 중 "진보당 후보도 없는데 무슨 단일화냐"고 말했다가 "진보당이 후보가 있는 줄 몰랐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내란 관련자들에 대한 엄단이 윤석열 정부 때의 정치보복이나 문재인 정부 때의 적폐청산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에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명백한 중범죄자를 봐주는 게 정치적으로 바람직한지는 국민의 판단에 따를 일이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정치보복의 개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확하게 잘 지적해 준 적이 있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향후 선대위 구성 방향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넓게,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우리 국민께서 앞으로는 분열이나 대결보다는 힘 모아 통합의 길로 가지 않을까,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도 보수 인사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대한 넓게, 친소관계 구분 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제정책 수립과 예산편성 권한을 가진 기획재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경제 기획이나 이런 것들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재정까지 틀어쥐어서 정부 부처의 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점들은 저도 일부 공감하는 바 있다"며 "세부적인 안은 나중에 내겠지만, 중요한 건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돼서 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별도로 분리할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득표율 합산 89.77%를 기록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이 후보는 3년 만에 두 번째 대선 본선 무대에 서게 됐다.
특히 이 후보는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해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 '구대명’(90% 득표율로 대선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별칭을 다시 입증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앞서 충청·영남·호남권 경선에서 90% 전후의 득표율을 유지했던 이 후보는 이날 수도권·강원·제주에서도 91.5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1∼4차 순회경선을 모두 합산한 전체 대의원·권리당원·재외국민 득표율은 90.40%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의원 투표에서는 85.10%,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90.40%, 재외국민 투표에서는 무려 98.6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일반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89.21%를 얻으며 90%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줬다.
이 후보는 경선결과 발표 뒤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저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해 주신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안전, 회복과 성장, 통합과 행복을 실현하라는 간절한 소망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로서는 이런 압도적인 지지가 압도적인 기대, 곧 압도적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책임의 무게가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는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 통합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나 이념,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퇴행과 역주행으로 국가의 미래를 망칠 여유도 없고, 트럼프 2기가 불러온 약육강식의 무한대결 세계질서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초과학기술 신문명시대 앞에서, 우리 안의 이념이나 감정은 사소하고 구차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불평등과 절망, 갈등과 대결로 얼룩진 구시대의 문을 닫고 국민 대통합으로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승리해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와 경쟁한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다. 김동연 후보는 합산 6.87%의 득표율로 2위를, 김경수 후보는 3.36%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경선의 권리당원·대의원·재외국민 총 투표율은 60.47%로 집계됐다.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투표율(57.46%)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