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인 줄 알았는데...밥반찬이 아니라 치명적 독초라는 '식물'
2025-04-2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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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늘과 흡사한 외형 탓에 착각하기 쉬워
봄이 오면 산과 들에는 연초록 새싹이 고개를 든다. 봄나물은 봄철 입맛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 등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 피로와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생김새가 비슷한 독초를 잘못 섭취할 경우 치명적인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방울꽃'이다. 산마늘과 흡사한 외형 탓에 착각하기 쉬운 은방울꽃은 독성이 강해 섭취할 경우 복통, 구토 등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최근 따뜻해진 날씨로 산나물 채취가 활발해지면서, 독초를 오인해 섭취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최근 5년간 독초 섭취로 복통 등을 호소한 신고 건수는 총 41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3~6월 봄철에 집중된 사례가 33건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이는 꽃이 피기 전, 잎과 뿌리만으로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 어려운 시기에 채취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봄철 대표적인 독초로는 은방울꽃을 비롯해 미국자리공, 삿갓나물, 동의나물, 털머위 등이 있다. 이 중 은방울꽃은 특히 산마늘과 혼동하기 쉬워 더 위험하다. 은방울꽃은 잎이 곧고 튼튼하게 뻗어 있으며, 융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산마늘은 강한 마늘향이 나고, 하나의 줄기에 2~3장의 잎이 달려 있어 냄새와 생김새를 통해 구별할 수 있다.
은방울꽃에는 콘발라톡신(convallatoxin)과 같은 강력한 독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심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섭취 시 빠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은방울꽃을 나물로 오인해 섭취한 후 복통, 구토, 어지럼증 등의 이상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섭취한 식물의 잔여물을 지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먹을 수 있는 산나물조차도 조리 없이 섭취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원추리, 두릅, 고사리 등은 식물 고유의 독성 성분이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야 한다. 특히 원추리에는 '콜히친'이라는 독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콜히친 함량이 높아지므로, 어린잎만을 골라 충분히 익혀 섭취해야 한다.
고사리 역시 생으로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 고사리에는 발암 가능성이 제기된 '프타퀼로사이드' 성분이 존재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후 조리해야 안전하다. 생채로 먹는 나물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흐르는 수돗물에 세 번 이상 깨끗이 씻어야 하며, 조리 전 물에 담가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산나물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채취 후에는 뿌리에 묻은 흙을 깨끗이 털어내고, 비닐봉지나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향기와 영양성분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장기 보관이 필요한 경우에는 데친 후 물기를 제거하고 냉동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봄철 헷갈리기 쉬운 산나물 vs 독초 구별법
특히 봄철에는 산나물과 비슷한 독초들이 다수 자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헬스조선에 따르면 주요 독초와 산나물의 구별법은 다음과 같다.
더덕과 미국자리공은 뿌리 형태로 구별할 수 있다. 더덕은 뿌리가 도라지나 인삼처럼 주름져 있고 알싸한 향이 나지만, 미국자리공은 뿌리가 매끈하고 줄기가 자주색이며, 높이가 1~1.5m까지 자란다.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은 잎 모양이 다르다. 우산나물은 잎 가장자리가 잘게 깊게 갈라지며, 삿갓나물은 줄기 끝에 잎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는다.
곰취와 동의나물은 잎의 촉감과 향기로 구분할 수 있다. 곰취는 향기가 좋고 부드러운 잎에 광택이 없으며, 날카로운 톱니 모양이 특징이다. 반면 동의나물은 향기가 없고, 둔한 톱니를 가진 잎이 특징이다.
머위와 털머위는 잎 표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머위는 부드러운 잎에 털이 있으며, 털머위는 두껍고 짙은 녹색 잎에 윤채가 있으며, 갈색 털이 많아 상록성 특징을 가진다.
쑥과 산괴불주머니도 구분이 가능하다. 쑥은 잎 양면에 부드러운 털이 덮여 있으며 비비면 특유의 쑥 향기가 난다. 반면 산괴불주머니는 잎이 매끈하고 비비면 불쾌한 냄새를 풍긴다.
봄나물은 봄철 건강을 돕는 귀중한 식재료지만, 잘못된 섭취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 특히 은방울꽃처럼 생김새가 유사한 독초를 주의 깊게 구별하고, 반드시 올바른 조리 과정을 거쳐야만 안전한 봄나물 식탁을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