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유심 교체라는데 ‘재고 부족’… SKT 이용자 불만 속출

2025-04-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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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2300만명 유심 무상 교체 예정

해킹 공격으로 가입자 유심(USIM) 관련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이 28일 오전 10시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유심 무상 교체에 나선다. 주말 사이 미리 교체를 시도했던 가입자들은 재고 부족 등의 이유로 불편을 겪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만이 잇따라 올라왔다.

유심 교체 위해 기다리는 SKT 고객들 / 연합뉴스
유심 교체 위해 기다리는 SKT 고객들 / 연합뉴스

지난 26일부터 전국 SK텔레콤 대리점에는 기존 유심을 새 유심으로 바꾸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정보 유출로 인한 추가 피해를 우려한 가입자들이 서둘러 매장을 찾은 것이다. 온라인에는 매장 앞 줄을 선 사진이나 번호표를 받고 대기하는 인증샷이 올라왔고, “재고가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는 글도 이어졌다.

SK텔레콤은 무상 교체 서비스 개시 전인 19~27일 사이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들에게도 소급 적용을 하기로 했다. 이미 납부한 비용은 요금 감면 방식으로 환급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식 유심 무료 교체 시작 전까지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며 “수요 폭증에 대비해 교체 예약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가입자 2300만명과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명을 합하면 교체 대상은 약 2500만명에 이른다. 무상 교체가 본격화되는 이번 주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해킹 사건으로 ‘심 스와핑’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해커가 탈취한 유심 정보로 복제 유심을 만들고, 이를 공기계에 장착해 피해자의 전화와 문자를 가로챈 뒤 은행 계좌나 가상화폐 계좌까지 탈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SKT 대리점에서 한 직원이 사용한 유심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한 SKT 대리점에서 한 직원이 사용한 유심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고객 불안이 확산하자 SK텔레콤은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유심 무료 교체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유심을 다른 기기에 장착하는 것을 막는 ‘유심보호서비스’, 비정상 인증 시도를 차단하는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지면서 무상 교체를 결정했다.

모든 SK텔레콤 고객은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시행 초기에는 수요 집중으로 당일 교체가 어려울 수 있는데, 이 경우 매장에서 예약 신청을 받고 추후 교체를 진행한다. 공항에서는 유심 교체에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어 여유를 갖고 방문해야 한다.

SK텔레콤은 27일까지 실제 피해 사례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안내 문자 발송이 늦어지고, 해킹 사실 신고가 법정 시한을 넘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정보 보호 방안도 새로 마련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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