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다 오른 줄 알았는데…조용히 저렴해진 '제철 과일'

2025-04-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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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출하량 증가와 양호한 작황으로 안정흐름 보여

봄철 출하량 증가와 양호한 작황 덕분에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마트에서 과일을 고르는 시민 / 연합뉴스
마트에서 과일을 고르는 시민 / 연합뉴스

배추, 당근, 대파 등 집밥 필수 채소 가격은 지난 한 달 사이 하락했고, 다음 달부터 본격 출하를 앞둔 참외와 수박 시세도 작년보다 낮아졌다. 반면 사과는 경북 지역 산불 여파로 여름 사과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해 고시세가 예상된다. 일부 수입 과일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상품) 중도매가격은 25일 기준 10㎏에 1만4920원이다. 한 달 전보다 11.4% 하락한 수치다. 겨울 배추 작황 부진으로 강세를 보였던 가격은 이달 들어 봄배추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하락했다. 작년보다 20.6% 저렴하지만, 평년 대비로는 27.8% 높은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치와 최저치를 제외하고 평균을 낸 수치다.

당근(무 세척·상품)은 20㎏에 5만 3000원으로, 한 달 사이 24.5% 내렸다. 1년 전보다 39.4% 하락했으나, 평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4.8% 높은 수준이다. 대파(상품) 가격은 1㎏에 1240원으로, 1년 전보다 48.8%, 한 달 전보다 38.2% 하락했다. 평년 대비로도 35.3% 저렴하다. 겨울 대파 생산량이 많았던 영향이다.

무(상품)는 상황이 다르다. 20㎏에 2만 6520원으로, 1년 전보다 34.8% 비싸고 평년과 비교하면 94.0% 높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겨울 무 작황 부진으로 현재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음 달 중순께 봄 무가 출하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깐마늘(국산·상품)은 20㎏에 16만 2286원으로, 1년 전 대비 17.9% 올랐다. 평년보다 9.2%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마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저장 재고가 감소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작황이 양호해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딸기 시즌을 지나 다음 달부터 참외와 수박 출하가 본격화된다. 두 품목 모두 작년보다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내려갔다. 참외 중도매가격은 10㎏에 5만6660원으로, 1년 전보다 41.9%, 전달보다 35.0% 하락했다. 수박은 한 통에 2만520원으로, 1년 전보다 34.4%, 전달보다 17.2% 저렴해졌다.

제철을 맞아 저렴해진 참외 / 연합뉴스
제철을 맞아 저렴해진 참외 / 연합뉴스

참외는 올해 풍토병 피해가 적어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격도 안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박은 작년 초반 일조량 부족으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생육이 양호하다. 생장기 냉해가 없어 중량이 커졌고, 이에 따라 시세도 하락했다. 이달 말부터는 충남 지역 수박 출하가 시작되면서 물량이 점차 늘어날 예정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5∼8월 무더운 여름이 예고된 만큼 참외와 수박 수요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 중순부터 공격적인 가격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추석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은 사과와 배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고시세가 예상된다. 사과(후지·상품)는 10㎏에 8만 9240원으로, 1년 전보다 12.7% 하락했지만 전달보다 6.0% 상승했다. 배(신고·상품)는 15㎏에 9만 5120원으로, 1년 전 대비 27.0% 하락하고 전달보다 2.0% 올랐다.

그러나 사과와 배 가격 모두 평년보다 각각 72.6%, 50.5%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과는 경북 산불 여파로 여름철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8월 태풍과 폭우, 9월 고온 피해 가능성도 있어 추석 기간 사과 가격이 10% 이상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배는 개화기 폭설과 영하권 기온으로 인한 냉해 피해가 있었다. 여름철 고온과 장마가 지속되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추석 시세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대형마트들은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과일 수급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뉴질랜드산 키위, 태국산 망고스틴, 미국산 체리 물량을 대폭 늘렸지만, 올해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이마트는 오렌지, 키위, 레몬 등 환율 영향을 받는 품목을 벌크(대용량) 포장으로 전환해 판매하고 있다. 직소싱 오렌지 비중도 지난해 50%에서 올해 70% 수준으로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오렌지 대용량, 가성비 포장 제품을 늘렸고, 망고와 망고스틴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업체를 추가로 확보했다.

롯데마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체리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오르자 워싱턴산 물량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오렌지는 특대 사이즈 대신 작은 크기 물량을 대폭 확대해 판매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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