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 “비트코인, 역대 반감기 중 최악의 성과” (+상승률 비교)
2025-04-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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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 업계 “현명한 채굴자들은 예상했어야 한다”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BTC)이 지난해 4월 반감기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이번 사이클 이후의 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가격은 상승했지만, 과거 반감기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디크립토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Kaik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퍼센트 성장률 기준으로 역대 가장 약한 반감기 이후 성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9만 4000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반감기 이후 50%도 상승하지 못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반감기 1년 후 상승률이 세 자릿수, 심지어 네 자릿수에 달했던 사례가 많았다.
카이코의 선임 애널리스트 데시슬라바 오베르(Dessislava Aubert)는 "이번 사이클의 가장 큰 변화는 매크로 경제 환경"이라며 "금리가 이처럼 높은 적은 없었고, 현재의 높은 불확실성 시각이 비트코인 성과를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 완화와 금리 인하 촉구 발언은 가상화폐 시장에 일시적인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1월 20일(현지 시각) 트럼프 취임일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900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 불안정으로 인해 가격은 급락했고, 현재는 부분적인 회복세만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맞을 때마다 채굴자 보상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4월 반감기에서는 블록당 보상이 6.25 BTC에서 3.125 BTC로 감소했다. 이는 공급량 감소로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이다.
실제로 2012년 첫 반감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2.35달러였고, 1년 후 964달러로 약 8000% 상승했다. 2016년 두 번째 반감기 때는 663달러였던 가격이 이듬해 2500달러로 277% 상승했다. 2020년 세 번째 반감기에서는 8500달러였던 비트코인이 다음 해 6만 9000달러까지 치솟으며 762% 상승했다.
하지만 이번 반감기 이후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라는 호재까지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상승 폭은 과거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채굴 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인해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더 많은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컴퍼스 마이닝의 성장 책임자인 커티스 해리스(Curtis Harris)도 디크립토에 "높은 금리와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업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컴퍼스 마이닝의 최고 채굴 책임자 섀넌 스콰이어스(Shanon Squires)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이번 사이클이 과거처럼 극적인 상승을 가져오지 않을 것을 현명한 채굴자들은 예상했어야 한다"면서 "운영비를 최적화하고 건전한 사업을 운영하는 채굴자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비트코인이 오늘 백만 달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채굴장을 확장한 사람들은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