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에 7만~10만원” 발언으로 심상찮은 후폭풍에 휩싸인 제주 음식

2025-04-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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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상인들 크게 반발

생선 가게 / 뉴스1 DB
생선 가게 / 뉴스1 DB
제주 갈치구이 가격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갈치구이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말 오영훈 제주지사가 1인분 가격이 7만~10만원이라고 언급하며 시작됐다. 제주 음식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을 키운 해당 발언을 두고 지역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갈치구이 / 연합뉴스 DB
갈치구이 / 연합뉴스 DB

오 지사 발언은 제주도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졌고, 여러 언론에서 '갈치구이 1인당 10만원'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온라인에서 제주 관광업계에 대한 '바가지', '고물가' 논란이 일었다.

제주도 관광산업과가 갈치구이 가격을 조사해 오 지사에게 보고했다. 갈치구이 단품 메뉴 가격은 5만~20만원 수준으로 파악됐지만, 몇 인분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제주도는 밝혔다.

이에 따라 오 지사가 조사 보고서를 잘못 이해했거나 보고서 자체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제주 내 식당에서 갈치구이 1인분 가격이 7만~10만원을 넘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27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 식당의 갈치구이 1인분 단품 메뉴의 가격은 보통 2만5000원~4만원 선이다. 제주시 연동의 한 식당은 갈치구이 1토막을 3만원에, 통갈치구이(3~4인분)를 10만원에 판다.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근처 식당은 중짜 통갈치구이(2인분)를 5만원, 소짜(1~2인분)를 3만5000원에 제공한다. 제주공항 인근 식당은 갈치구이 정식 2인분을 8만원에 판매한다. 세트 메뉴를 포함해도 1인당 7만~10만원을 받는 곳은 드물다.

갈치 원재료 가격도 논란의 핵심이다. 서귀포수협의 10kg 상자(지난달 25일 경매 기준)에 든 선동갈치(13마리)는 35만4000원, 빙장갈치(13마리)는 39만원이었다. 이를 1마리당 4토막으로 계산하면, 선동갈치 1토막 원가는 약 6800원, 빙장갈치는 7500원 수준이다. 식당에서 1토막을 3만원에 판매하면 원가의 4배 이상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식당들은 중매인 마진, 인건비, 임대료, 원재료 가격 변동 등을 고려하면 현재 가격이 과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수산물 유통 전문가도 갈치 원재료 가격이 과거 60만원까지 올랐던 점을 들어 현재 소비자 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봤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음식 가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관광업계가 자체적으로 바가지 논란을 줄이고 관광객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갈치구이 단품이 아닌 세트 메뉴의 높은 가격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세트 메뉴 역시 1인당 7만~10만원을 받는 사례가 드문 까닭에 오 지사의 발언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인들은 도지사가 발언을 정정하거나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갈치구이 / 연합뉴스 DB
갈치구이 / 연합뉴스 DB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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