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만들었는데 조회수 9910만…해외서 급속 확산 중인 뜻밖의 한국 음식

2025-04-2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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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과 달리 더 다양한 활용 가능한 '청'

전통적인 한국 음식인 김치, 고추장 등 발효 식품을 비롯해 카페에서 흔히 사용되는 현대 식품까지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 해외 웹사이트에 이름과 역사, 정의 등 정보가 등록됐을 정도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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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와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Cheong', 'Korean Style Syrup'이라고 불리는 청이 급속도로 퍼지며 외국인 사이에서 그들만의 레시피에 활용되고 있다.

그중 가장 화제를 모은 건 음식 관련 크리에이터인 유튜버 닉 디지오바니다. 그는 지난해 게재한 '코리안 스트로베리 시럽'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당시 틱톡에서 유행한 딸기시럽(청)을 만들어 보겠다며 준비한 병에 미리 썰어 놓은 딸기를 넣고 설탕을 붓는 과정을 반복하며 딸기청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다.

그는 "딸기를 썰고 딸기와 같은 양의 설탕을 준비한다. 밀폐 가능한 유리병에 설탕과 딸기를 번갈아 가며 넣어준다. 이 병을 최소 일주일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딸기청의 과정 중 중요한 단계인 숙성을 이해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 병을 열어 냄새를 맡은 그는 "세상에"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러면서 "시럽과 과육을 분리해 원하는 대로 사용하면 된다. 나는 좋아하는 음료인 셜리 템플을 만들었다"라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공개했다. 29초 분량의 이 영상은 현재 무려 9910만 회 넘게 조회됐다.

그는 지난해 6월에도 '코리안 드래곤후르츠(용과) 시럽'이라는 영상을 올리며 용과청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했다. 그가 "이건 미쳤다"라며 용과청의 맛을 극찬한 해당 영상은 2472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조청에 가래떡을 찍어 먹는 모습 / MONITERO-shutterstock.com
조청에 가래떡을 찍어 먹는 모습 / MONITERO-shutterstock.com

청은 한국 전통 음식에서 감미료로 오랜 역사를 가진 식품이다. 조청의 역사는 중국 당나라 시기 의학서인 '식료본초'에도 기록돼 있을 정도로 오래됐다. 원래 청은 꿀에서 유래된 말로, 과거에는 궁중에서 꿀을 '청'이라 불렀다. 당시 꿀이 매우 귀하고 비쌌던 탓에 서민들은 꿀을 대신할 단맛을 얻기 위해 곡식에 엿기름을 섞어 당분을 농축한 인공적인 꿀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를 조청이라 불렀다. 쌀이나 찹쌀, 조, 수수, 옥수수, 고구마 등으로 만들 수 있었다. 주로 멥쌀이나 찹쌀로 만들었다.

전통적으로 청은 곡물(쌀, 수수, 고구마 등)의 녹말을 엿기름으로 당화시켜 만든 액상 감미료다. 현대에 들어서는 과일(매실, 유자, 딸기 등)을 설탕이나 꿀에 절여 삼투압으로 즙이 우러나온 액체도 청이라고 부른다. 청은 끓이거나 발효하는 과정 없이 과일이나 채소를 설탕이나 꿀에 재 바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당도가 높아 미생물이 번식하지 못해 발효가 거의 일어나지 않으므로 잼이나 효소와는 다르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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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청에 빠진 이유는 서양의 잼과 확연히 다른 점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청은 열을 가하거나 끓이는 과정을 생략하고 설탕에 절인 뒤 숙성해 액체 형태로 바로 사용한다. 특히 은은한 단맛과 끈기가 있어 조미료용으로도 사용되며 밑반찬이나 조림에 단맛과 윤기를 더하기도 한다. 활용 범위가 넓다. 반면 잼은 열을 가해 끓여서 만들어서 졸이는 과정에서 과육이 익고 점성이 생겨 빵에 바르기 좋은 걸쭉한 형태가 된다. 장기 보관과 빵, 디저트 등에 발라 먹기 좋다.

다양한 음식 문화가 발달한 가운데 청은 물이나 탄산수에 타서 음료로 마시거나 요리의 조미료로 사용해도 훌륭하다. 단맛이 나는 탄산수를 즐기고 최근 유행인 헬시플레저(즐겁게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의 영향으로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외국에서 청의 유행은 이런 이유 때문인 듯하다.

신기하게도 외국인들이 청에 관심을 보이자 해외 웹사이트에 '청'의 정의와 기원 등 정보가 올라오기도 했다. 해외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Cheong(food)' 정보에는 "청은 시럽, 마멀레이드, 과일청 등 다양한 단맛이 나는 식품을 일컫는 이름이다. 한국 요리에서 청은 차 베이스, 요리에서 꿀 또는 설탕 대용품, 조미료, 감기 및 기타 가벼운 질병을 치료하는 대체 의학으로도 사용된다. 원래 '청'이라는 단어는 한국 궁중 요리에서 꿀을 지칭했다. 조청이라는 이름은 물엿과 기타 사람이 만든 꿀 대용품에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기재돼 있다.

그런가 하면 매실청, 모과청, 무청, 무꿀청, 유자청, 생강청, 고추청, 마늘청, 양파청, 오디청, 오미자청, 파인애플청, 배청, 배도라지청 등 다양한 청의 종류도 올라와 있다.

◎ 전통적인 조청 만드는 방법

찹쌀가루나 멥쌀가루를 물에 개어서 엿기름을 넣어 삭힌다.

체에 밭쳐 솥에 붓고 걸쭉해질 때까지 3~4시간 정도 곤다.

끓을 때 넘지 않도록 불을 조절하고 거품을 걷어 낸다. (조청을 고을 때 위에 막이 생길 때까지 좀 더 고면 엿이 된다)

조청은 수숫가루나 옥수숫가루, 고구마 등으로 만들 수 있다. 쌀로 만들면 빛이 맑고 수수로 만들면 붉은빛이 돈다.

유튜브, 엄마가 딸에게 from Mom to Daughter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차수수를 쪄서 엿기름과 한데 섞어 항아리에 빚어 놓고 대추 씨 없이 진하게 고아 항아리에 담고 밀봉하여 땅에 묻는다. 이를 한 달 만에 내면 품질 좋은 백청이 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찰기장으로 흰색의 백청을 만드는 방법이 설명돼 있다.

칡즙에 호박과 엿기름을 더해 만든 충청북도 방식의 칡조청이나 감을 끓여 걸러 내 엿기름에 삭혀 졸인 감조청은 칡과 감의 특별한 맛과 향이 살아나 특이한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조청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끓일 때 불 조절이다. 넘치거나 타기 쉽기 때문에 불 조절을 잘해서 아주 약한 불로 고아야 하며 고는 과정에서 농도를 더하게 된다. 떡을 찍어 먹는 용도가 가장 묽은 정도라서 일찍 떠내고 좀 더 걸쭉하게 고아 강정이나 빈사과 바탕에 바르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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