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돈 주고 사 먹는데…북한서는 절대 안 먹는다는 '의외의 식재료'

2025-04-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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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선 금기시되는 식재료, 한국에선 왜 인기일까?

같은 민족이지만 70년이 넘는 분단으로 남북한 사이에는 여러 문화적 차이가 생겼다. 특히 음식문화에서도 예상치 못한 차이점들이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술안주로 인기가 높고 건강식품으로도 각광받는 '닭발'이 북한에서는 거의 식탁에 오르지 않는 금기 식재료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의외로 다가올 수 있다.

한국 공장에서 조리 중인 닭발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한국 공장에서 조리 중인 닭발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한국에서 인기 만점인 닭발, 북한에서는 왜 안 먹을까?

탈북민 유튜버 박유성은 "한국에서는 닭발을 맛있다면서 많이들 사 먹는데, 북한에서는 닭벼슬은 먹는다. 하지만 발은 안 먹는다. 여기(한국)서는 닭발을 콜라겐이다 몸에 좋다면서 쪽쪽 빨아먹는데 저는 징그럽더라. 아직도 못 먹는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닭발이 식재료로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전통적인 금기와 관련이 깊다. 특히 임산부와 산모들의 산후조리 기간에는 닭고기는 물론이고 닭발, 오리발과 같은 가금류의 발 부위를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다. 이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전통적 믿음에서 비롯됐다.

북한에서는 닭고기 자체도 귀한 식재료로, 주로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먹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식단은 곡물, 채소, 감자, 두부 등 구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재료 위주로 구성된다. 닭발뿐만 아니라 남한에서 인기 있는 족발(돼지발)과 같은 부위도 북한에서는 일상적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한국 국민 야식으로 사랑받는 직화 닭발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한국 국민 야식으로 사랑받는 직화 닭발 /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한국에서 닭발은 왜 인기가 높을까?

반면 한국에서 닭발은 '국민 야식'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전국 곳곳의 포장마차, 시장, 전문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매운 양념에 볶거나 구워 먹는 형태로 술안주로 인기가 높다. 젊은 층과 미식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대중적인 메뉴로 자리 잡았다.

닭발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역사적, 문화적 요인이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는 '봉황의 발'이라 불리며 왕의 음식으로 대접받았고, 조선 후기에도 별미로 기록됐다. 18세기 조선에서는 일반 백성들이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기 어려웠던 시절, 닭발은 궁중에서조차 귀한 재료로 활용됐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쫄깃한 식감과 매운맛의 조합이 술안주로 최적화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콜라겐이 풍부한 닭발의 껍질은 씹는 재미를 주며, 뼈의 오독오독한 식감이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직화구이나 양념볶음 형태로 매운맛을 강조해 스트레스 해소 효과까지 있어 젊은 층에게 특히 각광받고 있다.

또한 닭 한 마리에서 두 개밖에 얻을 수 없는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부산물로 분류되어 가격이 저렴한 점, 그리고 최근 OTT나 유튜브 등에서 '매운맛 챌린지'로 소개되며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 확산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콜라겐 함량이 피부 미용에 도움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여성 소비층도 크게 늘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세계 각국의 닭발 문화

닭발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즐겨 먹지만, 조리법과 문화적 인식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에서는 '봉조'라 불리는 닭발을 매우 인기 있는 간식이자 요리 재료로 즐긴다. 딤섬 메뉴로 삶거나 간장과 흑초를 넣어 달콤짭짤하게 조리하며, 식초에 절이거나 향신료를 뿌려 먹기도 한다. 심지어 텔레비전을 보며 닭발을 간식처럼 먹는 문화도 있다.

일본에서는 주로 국물용 재료로 사용하며, 한국처럼 매운 양념으로 먹는 경우는 드물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닭발 요리가 다양하게 발전했다. 태국에서는 닭발을 푹 삶아 국수 육수에 넣어 시원하고 칼칼하게 즐기고, 필리핀에서는 '아디다스'라는 이름으로 바비큐 소스를 발라 숯불에 구워 길거리 음식으로 판매된다.

반면 서양권에서는 닭발을 먹는 문화가 거의 없으며, 닭발 요리가 일반적이지 않다. 이처럼 같은 재료도 문화와 전통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쫄깃쫄깃한 식감이 매력인 닭발, 그렇다면 효능은?

한국에서 닭발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건강상 이점 때문이다. 닭발에는 콜라겐이 풍부해 관절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 나이가 들면서 체내 콜라겐 생성이 감소하는데, 닭발 섭취로 이를 보충해 관절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 성분이 포함되어 연골 재생을 촉진하고 관절염 완화 및 뼈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피부 미용 효과도 뛰어나다. 콜라겐은 피부 탄력 유지와 노화 방지에 기여하며, 주름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리놀레산과 불포화지방산은 피부 세포 재생을 돕고 건조함을 방지한다. 면역력 강화에도 좋은데, 키토산과 키틴 성분이 체내 면역 대사를 활성화해 감기 예방 및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

다만 양념 볶음 닭발은 나트륨과 지방 함량이 높아 고혈압이나 비만 위험이 있는 경우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튀김보다는 찜이나 구이로 조리해 칼로리를 줄이고, 야채와 함께 섭취해 영양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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