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한복판에 있는 '53층 아파트' 붕괴 우려... 상황 심각

2025-04-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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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주도로 세워져... 완공 10년 만에 곳곳서 결함

북한 북한 평양 미래과학자의 거리에 있는 문제의 아파트. / 뉴스1
북한 북한 평양 미래과학자의 거리에 있는 문제의 아파트. / 뉴스1
김정은 북한 총비서 주도로 평양 한복판에 세워진 53층 고층 아파트가 심각한 균열과 부식으로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평양시 중심부에 자리한 미래과학자거리의 가장 높은 건물인 이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 사이에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정은이 집권한 뒤 처음으로 평양 도심에 조성된 주택 지구로, 2015년 11월에 완공됐다. 전체 2584세대로 구성된 이 지역에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4월 16일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지난 15일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딸 주애와 함께 준공식에 참석했다.  / 북한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4월 16일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지난 15일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딸 주애와 함께 준공식에 참석했다. / 북한 노동신문

나선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RFA에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에서 제일 높은 53층 아파트 주민들이 건물 붕괴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 아파트는 미래과학자거리를 상징하는 건물로, 곳곳에 벽에 금이 가고 벽체 미장과 타일이 떨어져 나가고 있어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아파트는 원자핵 모양을 본떠 설계된 주상복합 건물이다. 당국은 ‘은하 아파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건물 꼭대기에는 높이 24미터, 무게 40톤가량의 지구와 위성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소식통은 “당시 당국은 이 건물을 ‘평양의 자랑’이라며 선전했지만, 완공 10년 만에 곳곳에서 결함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기 집 주변 벽에 금이 간 주민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14년 5월 평양시 평천구역 안산 1동에서 발생한 23층 아파트 붕괴 사고를 떠올리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시 사고로 수백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며칠 뒤 인민보안상과 평양시당 책임비서 등이 주민과 유가족에게 공개 사과한 바 있다.

또 다른 평양시 주민 소식통은 23일 “53층 아파트 주민들이 붕괴 위험을 걱정하는 건 사실”이라며 “2~3년 전부터 벽면 시멘트와 타일이 떨어졌다는 말이 있었고, 최근에는 곳곳에 금이 간 게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온이 낮았던 이번 겨울 외벽이 얼었다 녹으면서 갈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민이 당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는 상태다. 소식통은 “젊었을 때 당에서 일했던 주민들이 위험성을 제기했지만 구역 당과 시 당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평양은 5만 세대 주택 건설에만 몰두하고 있어 기존 건물의 균열이나 부식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또 “평양 시내 아파트 중 벽체 미장이 떨어지거나 금이 간 곳은 셀 수 없을 정도”라며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당국의 ‘속도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53층 아파트도 전문 건설기관이 아닌 군부대가 동원돼 불과 9개월 만에 지어졌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김정은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는 전부 엉망”이라며 “최근 새로 지은 거리나 아파트도 겉모습은 번듯하지만, 실제 건설 품질은 과거보다 훨씬 떨어진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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