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 협상] 미국 “한국이 최선의 제안 가져왔다”

2025-04-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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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주 양해에 관한 합의에 이를 수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과 미국의 무역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24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여러 행사와 회담 자리에서 한미 통상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노르웨이 정상회담에 배석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며 한미 협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의를 가졌다"며 협상이 기대 이상으로 순조롭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에 양해에 관한 합의에 이를 수 있으며, 기술적 조건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 측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그들이 제시한 제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일찍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 그들은 최선의 제안을 가져왔고, 우리는 그들이 이를 이행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베선트 장관은 워싱턴 재무부 청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미 2+2 통상 협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는 양국 간 무역 협상의 주요 쟁점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최상목 부총리는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관세에 대한 면제와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한국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또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폐지를 목적으로 한 '7월 패키지' 마련을 위한 논의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미국 언론은 양측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협의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양해에 관한 합의'와 '기술적 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최근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쟁점은 뒤로 미루고, 우선 큰 틀의 잠정 합의나 양해각서를 체결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인도와 양자 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운영세칙(TOR: Terms of Reference)을 이미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신속한 합의를 우선시하는 접근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관세를 외교 및 안보 정책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관세를 통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국 경제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미 무역 협상 역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상호 호혜적인 무역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수출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측은 한국과의 협상이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에 긍정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협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의 협력적인 태도를 높이 평가하며, 양국이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의 협상은 매우 생산적이었다“라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협상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면서도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매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협상을 포함한 다수의 무역 협상을 동시에 추진하며, 올해 상반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첫 임기에서도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거나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이번 2기 행정부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이어가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의 협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글로벌 무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일부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한국과의 협상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들과 협력해 상호 이익을 도모할 것“이라며 ”한국과의 협상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다음 주로 예정된 후속 논의에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도출하기 위해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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