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의 함정? 통풍 유발하는 의외의 식품 5가지
2025-04-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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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유발 식품 리스트 공개… 시금치·사과·렌틸콩 등 퓨린 함량 높은 음식 주의 필요

물 한 잔 마시고, 오트밀 한 그릇, 그리고 사과 한 조각. 건강을 위해 시작한 아침이지만, 이 조합이 예상 밖의 질병을 부를 수도 있다. 최근 영국의 건강 전문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몸에 좋다’고 알려진 일부 음식이 오히려 관절염의 일종인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풍은 요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극심한 통증과 관절 부종을 동반한다.
영국 건강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도미니카 블론스카는 통풍의 주범은 ‘퓨린’이라는 물질이라고 강조한다. 퓨린은 체내에서 요산으로 전환되며, 이 요산이 혈액에 쌓이면 염증을 유발하고 결국 통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퓨린은 주로 붉은 고기나 내장류 등 고단백·고지방 식품에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블론스카는 “의외로 건강식으로 분류된 식품들 중에서도 퓨린 함량이 높은 것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풍 환자이거나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이라면 아래의 다섯 가지 식품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슈퍼푸드로 이름난 시금치와 아스파라거스가 퓨린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채소다. 이들은 각종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지만, 동시에 요산 생성을 자극할 수 있어 통풍 병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육류만큼 영향이 크진 않지만, 자주 섭취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대신 브로콜리, 상추, 오이처럼 퓨린 수치가 낮은 채소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토마토, 파프리카, 애호박 같은 채소도 퓨린 함량이 낮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과당 함량이 높은 과일이다. 포도나 사과처럼 단맛이 강한 과일은 과당이 풍부한데, 과당은 체내에서 빠르게 에너지를 소비시키는 동시에 요산을 생성하는 물질로 전환된다. 특히 이들 과일을 주스 형태로 섭취하면, 섬유질 없이 당 성분만 빠르게 흡수돼 혈중 요산 수치를 급격히 높일 수 있다. 과일을 먹을 땐 되도록 생과일로 섭취하고, 과일을 고를 땐 블루베리, 자몽, 키위처럼 과당 함량이 낮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몽은 비타민 C가 풍부해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키위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대사 균형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세 번째는 많은 이들이 아침 식사로 선택하는 통곡물이다. 오트밀, 보리, 밀기울 등은 섬유질이 풍부해 장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생각보다 퓨린 함량이 높다. 특히 매일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퓨린이 체내에 축적돼 통풍 재발을 유도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다. 최근 비건 식단과 다이어트 열풍으로 렌틸콩, 병아리콩, 콩고기 같은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퓨린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 시 요산 수치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채식을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사람일수록 단백질 대체 식품의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상 외의 복병, 무알코올 맥주다. 일반 맥주보다 ‘건강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맥아와 효모가 그대로 사용된 무알코올 맥주 역시 통풍 유발 가능성이 있다. 효모 속 핵산은 체내에서 퓨린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갈증 해소를 위해 무알코올 맥주를 자주 마신다면 오히려 요산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대신 허브차나 무가당 탄산수처럼 퓨린 부담 없는 음료를 고르는 것이 좋다.
통풍은 한 번 발병하면 만성화되기 쉬운 질환이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은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관절 기능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도록, 식품 선택에 있어 ‘건강식’이라는 이름만 믿지 말고 체내 대사와 연관된 과학적 사실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