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0년 만에, 감격스럽다…청주서 최근 발견됐다는 '멸종위기' 물고기

2025-04-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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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고유 민물고기 숨은 보물 발견

충북 청주 미호강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자 한국 고유종인 민물고기 두 종이 동시에 발견돼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중 하나는 해당 지역에서 5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돼 보전단체와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잉어과에 속하는 소형 민물고기 '흰수마자'. / 유튜브 'KBS충북'
잉어과에 속하는 소형 민물고기 '흰수마자'. / 유튜브 'KBS충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일 청주시 외평동 팔결교 일대 미호강에서 '미호종개' 3마리와 '흰수마자' 4마리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미호강 생태계 조사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탐사에서 확인된 개체들은 모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이번에 확인된 미호종개는 1984년 금강 지류인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금강 수계 일부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소형 담수어다. 몸길이는 6~10cm 정도이며, 담황색 바탕에 갈색 반점이 몸 전체에 흩어져 있고, 옆면에는 표범무늬처럼 생긴 반점이 두 줄로 늘어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속이 완만하고 바닥이 모래질인 맑은 하천에서 서식하며, 부착조류나 수서곤충 유충을 먹고 산다. 서식지 파괴와 수질 악화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며 2005년에는 천연기념물, 2012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흰수마자는 한층 더 드문 어종이다. 잉어과에 속하는 소형 민물고기로, 체형은 길고 납작하며 4쌍의 흰 수염이 입 주위에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10cm 내외로 자라며, 주로 수심이 얕고 모래여울이 있는 맑은 강 상류에 서식한다. 낮에는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먹이활동을 하며, 수서곤충 유충을 주요 먹이로 삼는다. 흰수마자는 1935년 낙동강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금강과 미호천, 임진강 등지에서도 기록됐으나, 서식지 파괴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특히 청주 외평동 일대에서 흰수마자의 출현은 198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지난 반세기 동안 단 한 번도 이 지역에서 확인된 적이 없었다. 무려 이 일대에서 50년 만에 발견된 흰수마자이다.

멸종위기 민물고기 흰수마자. / 유튜브 'KBS충북'
멸종위기 민물고기 흰수마자. / 유튜브 'KBS충북'

소형 담수어 '미호종개'. / 유튜브 '환경스페셜'
소형 담수어 '미호종개'. / 유튜브 '환경스페셜'
미호종개 앞모습.  / 유튜브 '환경스페셜'
미호종개 앞모습. / 유튜브 '환경스페셜'

이번 발견은 단순한 생물학적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흰수마자는 이동성이 높은 종으로, 세종보 개방 이후 금강 하류에서 미호강으로 이동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보 수문 개방이 멸종위기종의 서식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4대강 사업 이후의 생태계 변화에 대한 반성과 복원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해당 구간에 대한 국가습지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이 단체는 지난 2월부터 팔결교에서 미호대교에 이르는 구간을 중심으로 미호강 생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발견은 그 성과 중 하나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이 지역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로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며 "국가 차원의 보전 및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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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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