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하면 힘든 또 다른 이유…살 급격히 찐다

2025-04-24 18:20

add remove print link

시험관 시술, 예상치 못한 체중 변화의 비밀
호르몬의 역습: 불임 치료와 몸무게 이야기

시험관 시술을 준비하거나 받는 여성들 사이에서 흔히 듣는 고민이 있다.

바로 “왜 자꾸 살이 찌는 걸까?”라는 질문이다. 체중 증가에 대한 걱정은 시술 과정에서 흔한 경험이다. 이유는 단순히 먹는 양이 늘어서만은 아니다. 호르몬 변화, 약물 치료, 심리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시험관 시술, 즉 체외수정(IVF)은 난자를 채취해 체외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후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여러 종류의 호르몬 주사를 맞는다. 이 호르몬들은 난소를 자극하고, 배란을 유도하며, 자궁 내막을 두텁게 한다. 문제는 이 호르몬들이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A HIP A HUB STOCK-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A HIP A HUB STOCK-shutterstock.com

가장 큰 원인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여성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들은 수분을 retention(체내 보유)하게 하고, 식욕을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이 쉽게 오르고, 지방으로 저장되기 쉬운 몸 상태를 만든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시술 중 식사량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늘었다고 말한다.

시술 과정에서 사용하는 약물도 영향을 준다. 특히 난소 자극을 위한 호르몬 주사는 체내 대사를 느리게 하고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몸이 무겁고 붓는 느낌이 들며, 체중계 숫자도 올라간다. 또 자궁 내막을 유지하기 위한 황체 호르몬은 지방 축적을 쉽게 만든다. 일부 여성들은 이 호르몬 주사 후 복부 비만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리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시험관 시술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시술 성공에 대한 기대와 불안, 반복 실패의 좌절감 등은 스트레스를 높인다. 이런 감정들은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코르티솔이 과도하면 식욕이 증가하고, 특히 고칼로리 음식을 찾게 된다. 이 역시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운동량 감소도 영향을 미친다. 시술 전후로 안정이 필요한 시기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줄어든다. 특히 난자 채취 전후에는 난소가 커지기 때문에 운동을 삼가야 한다. 배란 후 자궁 내막 착상을 돕기 위해 무리한 움직임을 피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렇게 활동이 줄어들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초대사량도 낮아진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쉽게 찌는 몸이 되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Rabizo Anatolii-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Rabizo Anatolii-shutterstock.com

또한 일부 여성들은 시술 성공을 위해 고영양 식단을 선택하기도 한다. 임신 준비를 위한 철분, 엽산, 오메가3 등의 영양제도 섭취한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지만, 칼로리와 영양이 높아지는 식단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시험관 시술 중 살이 찌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호르몬, 약물, 스트레스, 운동 부족, 식단 변화가 함께 작용한다. 중요한 점은 이 체중 증가가 대체로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시술이 끝나고 호르몬이 안정되면 체중도 점차 회복된다. 물론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해야 한다. 특히 착상과 임신이 중요한 시기에는 건강한 체중 관리가 우선이다.

따라서 체중 증가가 걱정된다면 식사량을 조절하기보다 질 좋은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튀긴 음식이나 가공식품은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 중심의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활동량이 제한되는 시기에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 정도의 운동은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몸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다.

시험관 시술은 여성의 몸에 큰 변화를 요구하는 과정이다. 체중 증가도 그 일부일 수 있다. 이를 건강하게 관리하고 이해하는 것이, 시술을 견디고 일상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된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