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잡아본 사람 1명도 없다?…북한서만 발견된다는 귀한 '물고기'

2025-04-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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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이 만든 생태계 격리…북한에만 숨은 희귀어종

한국 땅에서는 그 누구도 직접 잡아본 적 없는 물고기, 하지만 북한에서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희귀 어종이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바로 '사루기'에 대한 이야기다.

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한반도 고유종인 사루기는 북한의 압록강 상류에서만 발견된다. 아직까지 남한에서 자연적으로 이 물고기가 서식한다는 어떤 기록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루기는 몸길이 최대 30cm 정도까지 자라며, 몸은 유선형으로 길쭉하고 좌우로 납작하다. 등지느러미가 유난히 크고 신장돼 있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등은 어두운 황록색, 배는 연한 황색이며 옆면에는 연한 갈색 줄무늬가 희미하게 나타난다. 꼬리지느러미는 가운데가 깊게 파여 상하엽으로 구분돼 있고, 등지느러미 뒤에는 기름지느러미도 달려 있다.

사루기는 차고 맑은 물에서만 살아가는 냉수성 어종이다. 강한 물살이 흐르는 하천 상류의 자갈이 깔린 깊은 곳을 선호하며, 겨울엔 깊은 곳에 머물다가 해빙 직후인 4~5월경 얕은 수심의 자갈층으로 이동해 집단 산란을 한다. 이 시기에 수컷과 암컷이 빙빙 돌며 산란하며, 알은 약 3mm 크기로 한 번에 600개 정도 낳는다. 주요 먹이는 동물성 플랑크톤과 수서곤충의 유충이다.

경상북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 바탕으로 AI가 보정한 자료사진.
경상북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 바탕으로 AI가 보정한 자료사진.

사루기는 현재 북한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이 확인된 상태다. 특히 대표적인 서식지인 후주천 상류는 북한의 천연기념물 제371호로 지정돼 있으며, 이 물고기는 북한 내에서도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보호받으며 살고 있다.

반면 남한에서는 사루기를 자연 상태에서 본 사람도, 채집한 기록도 없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연어과 민물고기는 주로 열목어, 산천어, 무지개송어 등으로, 사루기와는 서식 환경과 분포 지역 모두 다르다. 이는 남북한 생태계 분단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며, 생물다양성 보존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반도 분단 상황과 맞물려, 남한에서는 실물은커녕 생태조차 체험하기 힘든 생물종이 돼버린 사루기. 지금도 북한의 차디찬 상류 물살 속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을 이 물고기는, 그 자체로 희소성과 상징성을 함께 지닌 존재다.

낚시 시뮬레이션 게임에 등장하는 '사루기' 모습. / 유투브, 씨즈게임SeizeGame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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