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아온 '배드민턴 황제' 박주봉이 안세영 향해 건넨 뭉클한 한마디

2025-04-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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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진천 배드민턴장 들어서자마자 가슴 뭉클"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전설이자 '세계 배드민턴 황제'로 불렸던 박주봉(61)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데뷔 무대에 오른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 뉴스1

첫 국제대회는 오는 27일부터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수디르만컵이다. 여기에 최근 부상으로 잠시 쉬었던 안세영(23·삼성생명)도 복귀전을 치른다. 황제의 첫 사령탑 데뷔전이자 현 여제의 복귀 무대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박 감독은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협회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표팀을 맡아 부담이 크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대회가 끝난 후 일본으로 돌아가 마지막 정리를 마친 뒤 완전히 귀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이 박 감독이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자리다. 지난 4일 공석이던 대표팀 감독직에 선임된 그는 2004년부터 일본 대표팀의 코치, 감독으로 활동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 직후에는 일본으로 돌아가 정리 시간을 가졌고 전날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대표팀과 처음 인사를 나눴다.

“진천 배드민턴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슴이 뭉클했다”며 “여기가 한국 배드민턴의 심장이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고 전했다.

박주봉 전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박주봉 전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현역 시절 박 감독은 한국 배드민턴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남자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최초의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혼합복식 은메달도 추가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서 총 72회 우승을 거둔 그는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01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의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현재 세계 여자 단식을 이끄는 안세영과의 조합은 관심을 모았다. 박 감독은 선수단 상견례 직후 안세영을 따로 불러 약 한 시간가량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안세영은 이미 완성된 선수다. 지금은 자신의 완벽함을 더 끌어올리려 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모든 대회에서 이길 수 없고 항상 100% 컨디션을 유지할 수도 없다. 그런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에 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안세영도 박 감독과의 만남에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은 배드민턴의 신과 같은 존재다. 이런 분께 직접 배울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제는 감독님이 우리 편이다. 든든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002년생 안세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배드민턴 선수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유연한 움직임, 탁월한 수비력과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10대 시절부터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현재는 세계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23년 안세영은 세계 주요 대회를 잇따라 석권하며 당당히 세계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개최된 파리 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식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배드민턴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지난해 '세계배드민턴연맹 BWF 올해의 선수상', '세계배드민턴연맹 BWF 여자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휩쓸고 올해 '2025년 대한배드민턴협회 최우수선수상'까지 거머쥐며 세계적인 선수임을 입증했다.

한편, 박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한다. 수디르만컵은 1989년 창설된 이후 2년마다 열린다. 현재까지는 중국이 13회로 최다 우승국이다. 한국은 네 차례 정상에 올랐다.

전영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배드민턴 안세영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전영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배드민턴 안세영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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