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한국인들은 잘 모르는데... 전세계 시장 76% 차지하는 ‘한국 음료’
2025-04-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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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부터 해외 공략했다는 한국 음료
세계의 음료 시장은 치열하다. 코카콜라 같은 거인조차도 부침을 겪을 정도로 치열한 전장에서 눈에 띄는 한국기업이 있다. 알로에 음료 시장에서 76%라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세계를 호령하는 오케이에프(OKF)다. 180여 개국에서 1650여 종의 음료를 판매하며 글로벌 음료 제조의 강자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이름이 낯선 OKF에 대해 알아봤다.
OKF는 1990년 경기도 성남에서 설립됐다. 처음에는 한국 전통식품 수출로 시작했지만 1997년 알로에 음료 ‘알로에 베라 킹’을 개발하며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알로에 베라 킹’은 알로에 음료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세웠다. 현재 OKF는 월마트, 코스트코 같은 글로벌 유통망과 580여 파트너를 통해 전 세계 330만 개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OKF는 코카콜라의 과일 주스 브랜드 미닛메이드를 제치는가 하면 몽골에서는 코카콜라 주스 사업부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적도 있다. OKF 연 매출은 2500억 원에 이른다.
놀랍게도 OKF는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창업 초기부터 국내 시장 대신 해외를 공략한 ‘본 투 비 글로벌’ 전략 때문이다. 국내 음료 시장은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트렌드 변화가 빠르며, 중소기업이 틈새를 뚫기 어려운 환경이다. OKF는 이를 피해 네덜란드, 호주 등 알로에를 슈퍼푸드로 인식하는 시장을 먼저 노렸다. 유자차, 김, 교자 등 한국 식품으로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을 살려, 알로에라는 생소한 소재로 글로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OKF는 한국에서 주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제조사로 인식된다. 자체 브랜드인 ‘알로에 베라 킹’은 2016년부터 소규모로 내수 판매를 시작했을 뿐이다. 해외에서 직구로 OKF 제품을 구매하거나, 여행 중 OKF 음료를 일본 제품으로 오해하는 한국 소비자도 적지 않다.
알로에 음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먼저 알로에 베라 잎을 수확한 뒤 외피를 벗겨 투명한 겔을 추출한다. 이 겔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소화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포함한다. OKF는 독자 기술로 겔을 잘게 분쇄해 알로에 알갱이 식감을 살린다. 알로에 특유의 쓴맛을 줄이기 위해 3년간 18번의 연구 끝에 최적의 당도와 점도를 찾아냈다. 아시아인은 신맛을, 서양인은 단맛을 기피한다는 점을 고려해 중립적인 맛을 구현했다. 이후 고압 살균을 통해 보존제를 넣지 않고도 긴 유통기한을 확보한다. 지역별로 다른 용기를 사용한다. 동남아나 아프리카에서는 저렴한 캔을, 북미에서는 유기농 인증을 강조한 페트병을 선택해 시장 맞춤형 전략을 펼친다. 북미 시장에서는 USDA 유기농 인증을, 중동에서는 할랄 인증을 획득해 신뢰를 쌓았다.
알로에는 건강에 좋은 식재료다. 알로에는 고대 그리스부터 약초로 사용됐다. 면역력 증강, 소화 개선,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알로에 겔에는 비타민 A, C, E와 칼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포함돼 있다. 특히 알로인과 폴리사카라이드 성분은 항염증 효과와 장 건강 개선에 기여한다. 유럽과 호주에서는 알로에가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과적이라는 논문이 발표되며 ‘슈퍼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OKF는 이를 활용해 북미에서는 ‘웰빙 음료’, 유럽에서는 ‘친환경 음료’로 마케팅하며 소비자 인식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OKF는 ‘알로에 베라 킹’에 오가닉알로에주스 22%, 알로에베라겔 8%가 함유돼 있다고 홍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