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관상용이었는데… 지금은 한국 MZ 사이에서 인기라는 '과일'
2025-04-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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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선 ‘국민 과일’이라 불릴 만큼 널리 소비되는 열매
한때 관상용이었지만, 지금은 한국 MZ 사이에서 인기인 과일이 있다. 크기는 탁구공만 하고, 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이 과일은 바로 '깔라만시'다.

깔라만시는 감귤류에 속하는 작은 과일로, 금귤과 만다린 오렌지의 자연 교잡종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는 직경 2.5~3.5cm 정도로, 과육은 연노란색에서 진노란색을 띤다.
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열대 지역에서 자란다. 미국에서는 하와이,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같은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되며, 19세기 말 관상용 식물로 처음 전파됐다. 연중 수확이 가능하지만, 8월 중순부터 10월까지가 제철로 꼽힌다. 나무는 36m까지 자라고, 향기로운 흰 꽃을 피운 뒤 열매를 맺는다.
동남아시아에서 깔라만시는 수백 년 동안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돼 왔다. 필리핀에서는 요리와 음료에 빠지지 않는 재료로 자리 잡았고, ‘국민 과일’이라 불릴 만큼 널리 소비된다. 아침에 깔라만시 주스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기침이나 감기 예방을 위해 마시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에이드나 소주 칵테일로 인기가 높다. 특히 소주에 소량 섞으면 알코올의 쓴맛이 줄어든다. 다만, 술을 해독한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깔라만시는 비타민 C와 항산화 성분을 바탕으로 여러 작용을 한다. 첫째, 피부 상태 개선에 효과가 있다. 비타민 C는 멜라닌 생성을 억제해 기미, 주근깨, 색소 침착을 줄이고,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피부의 탄력을 유지한다. 둘째,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C는 바이러스에 대항하고, 철분 흡수를 돕는다. 성인 기준 하루 비타민 C 권장량인 100mg은 깔라만시 200g이면 충분하다.

셋째, 소화 활동을 돕는다. 펙틴과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변비를 줄인다. 넷째, 항염 작용이 있다. 시네프린과 탄닌은 염증을 완화하고, 피부 질환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
부작용도 있다. 깔라만시는 산도가 높아 과다 섭취 시 위장 자극, 속 쓰림, 설사, 구강 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원액을 마실 경우 1:9 비율로 물에 희석하거나, 1:5 비율로 탄산수에 섞어 마시는 편이 안전하다.
아침 공복에 마시면 위가 자극받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치아 에나멜을 보호하려면, 마신 뒤 양치하거나 입을 헹구는 게 좋다. 저온 살균되지 않은 주스를 마시면 살모넬라나 대장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니, 임산부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비타민 C를 과다 섭취하면 신장 결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하루 100~200g 이상은 먹지 않는 게 좋다.

깔라만시는 필리핀 문화 속 깊이 자리 잡았다. 생선 요리에 레몬 대신 뿌리거나, 팬싯(국수 요리)과 아로스 칼도(닭고기 죽)에 조미료로 쓰인다. 구운 돼지고기 요리는 깔라만시 없이 완성되지 않는다고 여길 정도다. 한국에서는 깔라만시 소주, 곤약 젤리, 디톡스 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트렌디한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서구권에서는 아직 레몬이나 라임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건강식 트렌드와 함께 디톡스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깔라만시 주스가 피로 해소 음료로 판매되며,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칵테일 재료로 각광받는다.
깔라만시 요리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건 에이드다. 원액 40g, 물 200ml, 꿀 1스푼을 섞어 얼음과 함께 마시면 된다. 물 대신 탄산수를 넣으면 더욱 청량하다. 샐러드드레싱으로는 깔라만시 원액 20g, 올리브 오일 40ml, 소금 1g, 후추 약간을 섞으면 된다. 생선이나 고기 요리에는 즙을 뿌리거나, 고기를 재울 때 깔라만시 즙 50ml와 간장 30ml, 마늘 10g을 섞어 30분 재워두면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깔라만시를 채취할 때는 나무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장갑을 착용하는 게 좋다. 열매는 완전히 익지 않은 녹색 상태에서도 맛과 영양이 충분하다. 과숙된 열매는 즙이 줄고, 쓴맛이 강해진다. 수확한 뒤 상온에서는 1~2주, 냉장 보관하면 1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원액은 개봉 후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2주 안에 소비해야 한다.
깔라만시는 특유의 새콤한 맛 덕분에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새콤한 맛이 궁금하다면, 물 한 잔에 깔라만시 즙 몇 방울 떨어뜨려 마셔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