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인데 벌써… 전국에 떨어진 '일본뇌염 주의보’ 3일이나 빨라졌다
2025-04-23 16:39
add remove print link
작은빨간집모기, 일본뇌염 바이러스 전파 시작… 치명률 높은 감염병, 예방접종과 모기 차단이 핵심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야외활동 계획 세운 사람들이 많을 시점,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월 27일, 제주도와 전남 지역에서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올해 처음 채집됐다고 밝히며 전국적으로 주의보를 내렸다. 예년보다 3일 빠른 발령이다. 봄꽃 나들이, 캠핑, 가족 단위 피크닉 등 야외활동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과 겹치면서 ‘봄철 감염병’이라는 새로운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일본뇌염은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일부는 고열, 두통, 구토, 경련, 의식 저하, 혼수상태로 이어지는 중증 뇌염으로 진행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감염자 250명 중 1명꼴로 중증으로 악화되며, 이 경우 사망률은 20~30%에 이르고, 생존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후유증을 겪는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이제는 농촌이 아닌 도심 외곽과 주거지 인근에서도 흔히 관찰된다는 점이다.
이 모기는 논과 웅덩이, 고인 물에서 서식하고, 주로 해 질 무렵부터 야간 시간대에 흡혈 활동을 한다. 즉, 야외에서 운동하거나, 캠핑·낚시 등 저녁 시간에 외부에 머무는 사람일수록 감염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이 질환은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는 병’이다. 현재 일본뇌염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 항목이며, 생후 12개월부터 만 12세까지 총 5회 접종하도록 권장된다. 하지만 접종률이 100%가 아니기 때문에, 미접종자 혹은 예방접종 기록이 확인되지 않은 어린이는 지금이라도 확인하고 접종 일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논밭 근처에 자주 출입하거나, 주말마다 캠핑·등산·낚시를 즐기는 사람, 면역이 약한 만성질환자, 해외에서 일본뇌염 유행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여행자라면 성인용 일본뇌염 백신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백신만으로 모든 걸 막을 순 없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생활 수칙이 병행돼야 한다. 야외활동 시에는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하고 노출 부위에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방충망, 모기장, 전자 모기 퇴치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또한 화분 받침이나 고인 물통, 버려진 타이어 등 모기 유충 서식지도 제거해야 한다. 캠핑이나 야영 시에는 방수 모기장을 설치하고 음식물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특히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가정의 달 준비 시즌과 5월 초 연휴는 일본뇌염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시점이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과 예방접종, 야외 활동 전 대비를 당부하고 있으며, 전국 지자체에도 방역 강화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