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50%" 따뜻해질수록 더 번지는 세균, 한국에서 발견됐다
2025-04-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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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숨겨진 위험, 비브리오패혈증
50%에 달하는 치명률, 생명을 위협하는 해양 세균
몸에 치명적인 세균이 국내에서 올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지난 22일 전북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해수에서 채취한 해수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됐다.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 빠르게 증식하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균에 의해 발생하는 이 질환은, 해산물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특히 위험하다. 일반적인 식중독과는 다르게 증상이 급격하고 치명률이 매우 높아, 한 번 감염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이 균에 오염된 어패류, 특히 생선회나 조개류 등을 날로 섭취하거나, 상처가 있는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감염 후 잠복기는 보통 12시간에서 72시간이며, 발열과 오한, 복통, 구토 등의 전신 증상과 함께 피부에는 괴사성 병변이 생길 수 있다. 이 병변은 통증을 동반하며 급속히 진행되며, 심할 경우 피부와 근육이 괴사해 사지 절단이나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될 위험이 높고, 치명률 또한 일반인보다 훨씬 크다. 국내에서 보고된 비브리오패혈증 치사율은 평균 약 50%에 이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년 6월부터 10월 사이, 특히 8~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대부분 남성 환자들이고 50세 이상의 중장년층이 많다. 이는 주로 이 연령대에서 생선회를 선호하고,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식 해산물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생선회, 조개, 굴 등은 반드시 신선한 것을 선택하고, 가능한 한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여름철에는 날것의 해산물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를 할 경우에도 중심 온도가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유지되도록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또한 피부에 상처가 있을 경우 바닷물 접촉을 피하고, 해수욕이나 어패류 손질 후에는 반드시 손과 피부를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낚시나 갯벌 체험 후 상처 부위에 붉은 반점이나 부종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감염 초기에 항생제 치료가 시작되면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빠르게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여름철 기온 상승과 함께 점차 국내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위도 상 북쪽 해안까지 감염 가능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바다의 선물인 해산물, 그 풍미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험군이라면 음식을 날것 그대로 먹는 건 삼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