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2배 넘는데도 날개 돋치듯 팔린다…일본에서 완판된 한국산 '식재료'

2025-04-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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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톤 규모 수출 조율 중

사상 초유의 쌀값 폭등 상황을 겪고 있는 일본에 한국산 소매용 쌀이 수출돼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마트에서 쌀을 구매하려는 시민 / 연합뉴스
마트에서 쌀을 구매하려는 시민 / 연합뉴스

한국 쌀이 일본에 판매용으로 수출된 것은 동일본 대지진 구호용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 수출 통계 집계 이후 35년 만의 일이다.

농협중앙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 10일 쌀 2톤을 일본에 수출했고, 이 물량은 판매 시작 열흘 만에 완판됐다. 이어 20일에는 10톤 규모의 추가 물량이 선적됐고, 또 다른 10톤 규모 수출도 조율 중이다.

현재 일본에서 판매 중인 한국 쌀은 10kg 기준, 관세와 배송료를 포함해 약 9000엔(한화 약 9만원)선이다. 우리나라에서 쌀을 구매한다면 10kg 기준 3만원에서 5만원으로 가격이 형성돼있어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일본 전국 평균 쌀값은 5kg당 4214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92.1% 상승했다. 이는 1971년 1월 이후 5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도쿄 등 일부 상점에서는 1kg당 1000엔(약 1만원)이 넘는 고가 쌀도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한국산 수출 쌀은 관세를 포함하더라도 이보다 약 10% 저렴한 수준이다.

한국산 쌀을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가져가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쌀 포대의 무게와 검역 절차라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가격 메리트 때문에 한국에서 쌀을 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이후 쌀 관련 검역 접수는 매달 약 20건으로 늘었으며, 대부분 일본인 관광객이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선 한국 쌀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야후재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국 쌀은 일본 쌀처럼 찰기가 없다”, “안전성이 우려된다”, “굳이 수입할 필요 있냐”는 부정적 반응과 함께 “의외로 맛있다”, “현 상황에선 수입 불가피하다”, “국산 아니어도 괜찮다”는 긍정적 의견도 확인된다.

최근 일본의 쌀 부족 현상은 재작년 흉작, 잦은 지진으로 인한 사재기 수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초밥·주먹밥 소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시바 시게루 정권은 지난달 비축미 21만톤을 방출한 데 이어 이달 말 추가로 10만톤을 풀 계획이지만, 일본 내 쌀값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국내보다 비싼 쌀값이 이어지는 일본에서는 당분간 수입 쌀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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