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2명이나 출연했는데 '흥행참패'…결국 넷플릭스행 확정된 한국영화

2025-04-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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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와 김남길, 충격적인 범죄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다
극장 흥행 실패 후 넷플릭스로 살아나다

톱스타 하정우와 김남길이 출연한 범죄 스릴러 영화 '브로큰'이 극장 개봉에서 참패한 끝에 결국 '넷플릭스'로 향한다.

'브로큰' 스틸컷. 조연 정만식.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브로큰' 스틸컷. 조연 정만식.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다음달 1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브로큰'은 전직 범죄 조직원이자 이제는 평범한 삶을 살던 민태(하정우)가 하나뿐인 동생 석태의 죽음과 동생의 아내 문영 실종을 계기로 다시 어둠 속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다룬다. 민태는 석태의 죽음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던 중, 인기 소설가 호령(김남길)이 쓴 소설 속에서 동생의 죽음이 묘사된 장면을 발견하고, 소설과 현실이 맞물리는 수상한 상황에 휘말린다. 이 과정에서 문영의 행방을 쫓는 여정과, 조직 보스 창모(정만식)의 은폐 시도, 민태와 호령의 불안한 동행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전개된다.

영화 '양치기들'로 주목받은 김진황 감독이 연출을 맡아 미스터리적 긴장감을 높이려 했고, 하정우는 거친 쇠파이프 액션과 골목길 격투, 자동차 추격 장면 등을 통해 하드보일드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남길은 소설가 호령 역으로 내면의 혼란을 담아냈고, 유다인은 짧지만 인상적인 등장으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브로큰' 스틸컷. 주연 김남길.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브로큰' 스틸컷. 주연 김남길.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그러나 영화는 기대와 달리 흥행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박스오피스 초반에는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 '히트맨2'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경쟁작에 밀려 빠르게 순위가 하락했고, 손익분기점인 11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약 19만 명의 누적 관객만을 기록했다.

흥행 참패 원인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서사의 개연성 부족과 느슨한 극의 흐름이 지적됐다. 민태가 동생의 죽음을 추적해 가는 이야기는 흥미로워 보였지만, 실제 전개는 허술했고 인물들의 동기와 행동이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특히 소설 '야행'과 현실 사이의 연결 구조가 영화의 핵심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활용도가 낮았다는 비판이 많았다.

또한 복수극, 액션, 누아르, 미스터리를 모두 한 작품에 담으려 했지만 각 장르 매력을 살리지 못해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남길이 맡은 캐릭터는 서사의 중심에 있음에도 비중이 애매했고, 관객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극명히 엇갈렸다. 연출 또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밋밋하게 전개돼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로큰' 스틸컷. 주연 하정우.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브로큰' 스틸컷. 주연 하정우.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브로큰'은 IPTV, 왓챠, 애플TV, 쿠팡플레이 등 국내 주요 OTT 플랫폼에 단품 구매 형태로 먼저 공개됐지만, 접근성이 제한적이었다. 넷플릭스 등록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이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극장 개봉 당시 외면했던 관객들과의 새로운 접점이 생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브로큰'은 두 명의 톱배우가 출연한 작품임에도 스토리와 연출의 허점을 극복하지 못했고,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넷플릭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하정우의 리얼 액션만이 인상 깊었다는 평가가 이 작품에 남은 유일한 긍정적 유산이다.

'브로큰' 포스터.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브로큰' 포스터.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다만 극장에서 흥행에 실패한 영화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재조명되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브로큰' 역시 그 흐름 속에 놓인 작품이다. 극장에서는 시간, 비용, 이동 등 물리적 제약이 있지만, 넷플릭스에서는 구독만으로 언제든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다. 이런 접근성은 호기심이나 입소문만으로도 충분히 클릭을 유도한다.

이러한 현상은 관객의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데에 있다. 집에서 가볍게 시청하고, 흥미가 떨어지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는 환경은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인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노출시키기 때문에, 극장에서 조명을 받지 못했던 작품도 플랫폼 내에서는 새로운 관객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된다.

따라서 극장 흥행 실패가 영화의 종착점을 의미한다고는 볼 수 없다. 관람 환경, 추천 시스템, 소비 심리 변화가 맞물리면서 '극장에선 외면받았지만 OTT에선 재평가'되는 현상은 앞으로도 더 자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브로큰' 역시 넷플릭스라는 새 무대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튜브, CGV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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