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이 얼마인지 공개됐다... 다들 놀라고 있다
2025-04-2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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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즉위 후 단 한 푼의 월급도 안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

88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과 소외의 이웃을 품에 안고 평생 청빈의 길을 걸었다. 그가 남긴 재산은 단 100달러(약 14만 3000원)에 불과하다고 아르헨티나 매체 암비토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에 즉위한 후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추기경의 월급은 4700달러(671만원)에서 5900달러(843만원) 수준이지만, 그는 교황청에서 무보수로 봉사했다. 이는 예수회 성직자로서 평생 가난을 서약한 그의 신념 때문이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그는 즉위 전까지 빈민촌에서 가장 가난한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된 후에도 그는 고급 승용차를 거부하고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소박한 아파트에서 생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청빈한 삶은 교황명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이 주로 사용했던 바오로, 요한, 베네딕토 같은 이름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가난한 이들의 성자로 불리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1181~1226)의 이름을 최초로 교황명으로 택했다. 그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기 위해 이 이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즉위 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검소함은 바티칸에서 계속됐다. 그는 화려한 교황 전용 숙소를 마다하고 교황청 사제들이 거주하는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살았다. 금으로 만든 교황의 상징적인 십자가 대신 낡은 철제 십자가를 착용했고, 화려한 빨간 구두 대신 평범한 검은 구두를 신었다. 그의 소탈한 모습은 의복과 소지품에서도 묻어났다. 그는 늘 소박한 옷을 입었고, 오래된 가방을 들고 다녔다.
2014년 한국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검소한 삶을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순간이었다. 그는 국빈용 고급 의전차량 대신 기아 소울 차량을 선택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가 착용한 20년 된 철제 십자가와 낡은 구두, 오래된 가방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방문 기간 그는 소박한 모습으로 한국의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청빈함은 단순히 개인적인 선택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교황청의 재정 투명성을 강화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선 활동을 확대하는 데 힘썼다. 그는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물질적 부가 아니라 사랑과 연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종교를 초월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은 죽음에 이르러서도 청빈함으로 일관했다. 그는 교황 장례법을 개정해 장례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이에 따라 그의 장례식은 26일 바티칸에서 검소하게 치러진다. 그는 일반적인 교황의 묘지인 성베드로 성당 대신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장된다. 이 성당은 이탈리아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특별히 애정을 가졌던 장소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