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도 기겁… 낚시할 때 '절대'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되는 물고기
2025-04-22 20:06
add remove print link
한국 낚시꾼들에게 ‘골칫덩이’로 여겨지는 바닷물고기
바다에서 낚시할 때 절대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되는 물고기가 있다. 붉은 지느러미와 미역처럼 생긴 외형 덕에 얼핏 보면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만, 함부로 손을 댔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몸 곳곳에 있는 독가시에 찔리면, 간혹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정체는 ‘미역치’다.

미역치는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는 작은 바닷물고기다. 몸길이는 7~11cm 정도로,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다. 붉거나 주황빛이 도는 지느러미를 지녔고, 미역처럼 생긴 외형 때문에 ‘미역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다 밑바닥에 붙어 살며, 바위틈이나 해조류 사이에 숨어 작은 갑각류나 플랑크톤을 먹는다. 움직임이 느리고, 위장술이 뛰어나 천적에게 잘 잡히지 않는다.
미역치는 주로 북서태평양의 열대와 아열대 해역에 서식한다. 한국, 일본 남부,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따뜻한 바다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동해와 남해,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 방파제나 포구 근처에서 자주 잡힌다.
미역치는 한국 낚시꾼들에게 ‘골칫덩이’로 여겨진다. 크기도 작고, 독까지 있어 상업적 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낚시 중에 잡히면 처리하기도 번거롭다. 미역치는 등지느러미, 아가미 근처, 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에 독가시를 가지고 있다. 이 가시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함께 손이나 팔이 붓고, 심하면 일시적인 마비가 올 수 있다. 다만, 미역치의 독은 단백질 성분이라 열을 가하면 쉽게 파괴된다.
일본에서는 미역치를 포함한 양볼락과 물고기를 소규모로 식용한다. 일본 남부 지역에서는 미역치를 튀김이나 탕으로 조리해 먹는 문화가 있다. 한국에서도 미역치는 주로 남해안 지역에서 소규모로 식용된다. 복어처럼 널리 알려진 생선은 아니고, 현지 주민이나 낚시꾼들이 가끔 요리해 먹는 수준이다.
과연 맛은 어떨까. 미역치는 의외로 담백한 맛을 지녔다. 탕으로 끓이면 시원하고, 튀김으로 먹으면 바삭한 식감이 살아난다. 다만, 회로 먹을 경우 해조류 냄새가 강하게 날 수 있어 호불호가 갈린다. 일본에서는 미역치를 ‘하오코제’라 부르고, 지역에 따라 매운탕이나 찜으로 먹는다.
한국 일부 지역에서도 매운탕으로 소비된다. 필요한 재료는 미역치 5~6마리, 무 200g, 대파 1대, 고추 2개, 멸치 육수 1L, 고춧가루 2큰술, 간장 1큰술, 마늘 1작은술, 생강 1작은술, 소금 약간이다.
가위를 사용해 등지느러미와 아가미 근처 가시를 조심스럽게 잘라내고, 내장을 제거한 뒤 깨끗이 씻는다. 냄비에 멸치 육수를 붓고 무, 대파, 고추를 넣고 끓인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고춧가루, 간장, 마늘, 생강을 넣고 양념을 풀어준다. 미역치를 넣고, 10~15분간 중불로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미역치 매운탕' 완성이다.
미역치를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독가시 제거다. 조리 전에 반드시 등지느러미와 다른 가시들을 꼼꼼히 잘라내야 한다. 독은 열에 파괴되지만, 생으로 다룰 때는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두꺼운 장갑을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 미역치는 크기가 작아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 어렵다. 과식할 염려는 없지만, 회로 먹을 경우 해조류 냄새가 강해 위장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편이 낫다.

미역치를 잡을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낚시 중 미역치가 걸렸다면, 맨손으로 잡는 건 금물이다. 독가시는 얇은 장갑도 뚫을 수 있어 두꺼운 장갑이나 집게를 쓰는 게 좋다. 낚싯바늘에서 미역치를 떼어낼 때는 물고기를 바닥에 놓고, 발로 가볍게 누른 뒤 핀셋이나 바늘뽑기로 제거하면 된다.
죽은 미역치라도 가시에 찔릴 수 있어 방심하면 안 된다. 남해안 방파제나 포구에서 낚시할 때는 쑤기미도 주의해야 한다. 쑤기미는 미역치보다 독성이 훨씬 강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미역치는 화려한 외모와 달리 사람들에게 크게 환영받는 물고기는 아니다. 하지만 바다 생물에 관심이 있다면, 미역치는 한 번쯤 유심히 살펴볼 만한 물고기다. 남해안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다가 붉은 지느러미를 가진 작은 물고기가 걸렸다면, 섣불리 만지지 말고 미역치인지 먼저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