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4000마리뿐... 그중 대부분이 한국서 번식하는 세계적 희귀종

2025-04-22 17:37

add remove print link

세계적 희귀새 저어새 울산서 발견 화제

저어새 / 'manyamou' 유튜브
저어새 / 'manyamou' 유튜브

넓적한 주걱 모양의 특이한 부리로 물속을 휘저으며 먹이를 찾는 저어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이 새가 지난겨울 울산시 회야강 습지와 북구 동천을 찾아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저어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된 국제적 보호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4000마리가량만 남은 까닭에 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22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14일 철새동호회 '짹짹휴게소'의 홍승민 대표가 회야강 습지에서 저어새 2마리와 노랑부리저어새 2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저어새는 한반도 서해안에서 주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번식 개체군의 90% 이상이 한반도 서해안에 집중돼 있으며, 이 가운데 86%는 인천과 경기 지역에 집중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가 저어새 보전에 있어 중요한 지역임을 의미한다. 울산에서 처음으로 저어새가 포착된 사례인 까닭에 지역 생태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 신호로 해석된다.

울산을 찾아왔던 저어새. / 연합뉴스('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 제공)
울산을 찾아왔던 저어새. / 연합뉴스('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 제공)

울산시에 따르면 '짹짹휴게소'는 지난해 12월 12일 울산 울주군 회야강 습지에서 저어새 2마리와 노랑부리저어새 2마리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같은 달 23일과 24일에는 북구 동천에서 주민이 노랑부리저어새 2마리와 저어새 1마리가 함께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관찰했다. 동천에서 발견된 저어새는 올해 2월 27일까지 머물다가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에서는 저어새 외에도 적갈색흰죽지, 흰꼬리수리, 참수리 등 여러 희귀 조류가 잇따라 관찰되고 있다. 울산의 자연 생태계가 복원돼 희귀 철새들이 먹이활동을 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승민 대표는 "회야강 습지나 동천이 모래가 있고 먹이가 풍부하다 보니 겨울철새들에게 월동장소로 인식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어새는 독특한 형태적 특징을 갖고 있다. 흰색 몸통에 넓적한 주걱 모양의 부리가 특징이며, 머리 앞부분의 검은 피부가 도드라져 보인다. 저어새라는 이름은 이 특이한 부리를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 행동에서 유래했다. 물속에서 부리를 좌우로 저으며 작은 물고기나 수생 생물을 잡아먹는 독특한 방식으로 먹이활동을 한다.

저어새는 깨끗한 물과 풍부한 먹이가 있는 습지에서 서식하기에 환경 오염에 매우 민감하다. 이 때문에 저어새는 습지 생태계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여겨진다. 저어새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은 습지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저어새 보전을 위해서는 서식지 보호가 매우 중요하다. 울산시는 멸종위기 조류들이 꾸준히 찾아와 머물 수 있도록 서식지 주변 관찰과 함께 보호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이 저어새와 같은 멸종위기종의 보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어새 / 'manyamou'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