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 급감 초비상 걸린 제주도, 일본인들 상대로...

2025-04-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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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일본인 여권 취득 비용 9만원 지원”

제주도 / 픽사베이
제주도 / 픽사베이

제주도가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권 취득 비용 지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제주도는 일본 오사카~제주 직항노선 활성화와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 내 여권 미보유자를 대상으로 여권 취득 비용을 지원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제주도가 이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일본의 여권 소지율 하락과 제주 관광 시장의 변화가 있다.

일본의 여권 소지율은 2019년 24%에서 2023년 17%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일본 내 경제적 요인과 여행 트렌드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제주도는 해외여행에 관심은 있지만 여권이 없어 망설이는 일본인을 겨냥해 여권 취득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제주 방문을 유도하려 한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은 여전히 제주 관광의 주요 시장 중 하나임에도 여권 소지율 하락이 제주 방문의 잠재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행 직항노선 상품을 구매하고 새롭게 여권을 발급받은 만 12세 이상 일본인에게 1만 엔(약 9만 원) 상당의 여권 발급 비용을 지원한다. 이는 일본에서 일반 여권 발급 비용(5년 유효 1만1000엔, 10년 유효 1만6000엔)의 약 60~90% 수준을 커버하는 금액이다. 지원 대상은 오사카~제주 직항노선을 이용하는 관광객으로 한정되며, 제주도 오사카관광홍보사무소와 제주관광공사가 협력해 신청 절차와 지급 과정을 관리한다.

제주도 / 픽사베이
제주도 / 픽사베이

해당 정책은 제주도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과도 연계된다. 제주도는 오사카 지하철 미도스지선 우메다역에 대형 광고를 설치해 이달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제주 직항노선과 여권 지원 혜택을 홍보할 계획이다. 우메다역은 하루 약 200만 명의 유동인구가 오가는 오사카의 핵심 교통 허브다. 일본 내 제주 관광의 가시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주도는 일본 현지 온라인 뉴스 매체와 여행 플랫폼을 활용한 보도자료 배포, SNS 채널을 통한 콘텐츠 제공 등을 통해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고 참여율을 끌어올리려 한다. 지난해 일본발 MSC벨리시마 전세 크루즈 8항차가 완판된 사례를 참고해 일본인 관광객의 높은 관심을 정책 효과로 연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주도가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이유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도 연관된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185만 109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204만 7379명)과 견줘 9.6%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161만 6061명)이 12.2% 감소하며 제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일본, 동남아 등 해외 목적지로 여행객이 분산된 데다 제주 내 높은 물가와 ‘바가지 요금’ 논란도 관광객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의 다른 나라와 견줘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 비용이 한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제주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제주 3박4일 여행 경비는 평균 52만 8000원, 일본은 113만 6000원으로 일본이 2.1배 비싸지만, 제주 내 ‘바가지 요금’ 논란과 높은 물가 인식이 내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이에 제주도는 내국인 수요 감소를 외국인 관광객, 특히 일본인으로 메우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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