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이라더니..” 다이어트·혈당 관리에 좋다던 현미, 발암물질 경고 나왔다
2025-04-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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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에 백미보다 높은 수준의 무기 비소 포함… 5세 미만 아동은 주의 필요

건강식이라 믿고 먹었던 현미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포춘 등은 미국 미시간주립대 연구팀 등 연구 자료를 인용해 현미와 백미의 비소 노출 여부를 비교·분석한 결과, 쌀겨에 발암물질로 알려진 무기 비소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무기 비소는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장기간 노출 시 피부암, 폐암, 방광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현미는 백미보다 총 비소 함량이 평균 24% 높고, 특히 독성이 강한 무기 비소는 약 40% 더 많이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현미의 쌀겨층에 비소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미는 도정을 통해 겉껍질이 제거되지만, 현미는 곡피와 배아를 그대로 보존해 비소가 더 많이 남는다는 분석이다.
현미 속 비소 함량 자체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 쌀은 원래 자라면서 뿌리를 통해 비소를 흡수한다. 이는 토양과 지하수 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비소 때문인데, 농약과 비료 사용, 산업 오염 등으로 축적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현미가 건강식이라는 인식 속에 아무런 정보 없이 장기간 섭취되는 경우, 일부 고위험군에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특히 영유아의 현미 섭취에 주의를 당부했다. 생후 6개월부터 2세 사이의 유아는 체중 대비 식품 섭취량이 많고, 장기와 대사 기능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비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같은 양을 섭취해도 체내에 남는 비소의 농도는 어린아이일수록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는 현미를 아예 섭취하지 말라는 경고는 아니다. 연구진은 성인의 경우 적정량 섭취 시 건강에 미치는 위험은 낮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현미가 어린아이의 주식이 되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조리법과 섭취량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비소 섭취를 줄이기 위한 방법도 함께 제시했다. 현미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고, 조리 전 6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 뒤 새 물로 밥을 지어야 한다. 뜨거운 물에 미리 데치거나, 다른 곡물과 섞어 먹는 것도 권장된다. 특정 식재료에 식단이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을 피하는 것 역시 중요한 식생활 원칙이다.
현미는 분명한 장점이 있는 곡물이다. 식이섬유, 마그네슘, 비타민 B군이 풍부해 변비, 혈당 조절, 고지혈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로서의 건강 가치는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현미가 가진 유익함만을 앞세우고, 과학적 경고에는 귀를 막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태도다.
영양은 균형 속에 존재한다. 건강한 식습관이란 특정 음식을 배제하거나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알고, 올바르게 조리하며, 적정량을 지켜 섭취하는 데서 완성된다. 현미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밥상 위 익숙한 곡식이라도, 그 이면에 어떤 과학적 정보가 있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