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 1억을 '병원'에 기부한 가슴 뭉클한 이유
2025-04-22 15:17
add remove print link
아들을 보낸 슬픔을 넘어 사랑으로 피어난 희망
가슴 아픈 상실을 딛고 나눔으로 승화한 어머니의 용기
자식 잃은 아픔을 타인을 위한 선행으로 승화한 어머니가 있다.
전북 김제시 금구면에 거주하는 진남덕 씨(75)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아픔을 겪은 사람 중 한 명이다. 1986년 당시 아홉 살이던 첫째 아들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잃었다. 평범한 하루였던 그날, 아들은 택시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삶의 중심이 무너져내린 듯한 절망 속에서도, 진 씨는 “다른 누군가의 아이만은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 약속은 이후 그녀의 삶을 이끄는 중심이 됐다. 가해 운전자를 용서하는 일도, 깊은 원망보다 감사의 마음을 품는 일도, 그 모두가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의 결심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38년이 흐른 지금, 진 씨는 그 약속을 행동으로 증명했다. 지난 21일 진 씨는 전주예수병원에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했다. 평생 아껴 모은 소중한 돈이다. “형편이 어려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후원의 이유였다.
진 씨는 “아들을 잃고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을 붙잡고 살아보자고 다짐했다”며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부는 단지 돈을 나누는 일이 아니었다. 그녀가 아픔을 품고 살아온 시간, 누군가를 미워하는 대신 사랑과 용서로 채운 세월의 무게가 담긴 결심이었다. “내 아이를 살려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준 병원에 감사했다”는 진 씨는 그렇게 병원과 또 다른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했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진 씨의 후원금은 병원 발전기금과 통합권역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기금으로 소중히 사용될 예정”이라며 “이같은 따뜻한 선행은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