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는 흥행 참패했는데…입소문 타고 넷플릭스 1위 차지한 '한국 영화'
2025-04-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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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OTT 공개, 역주행으로 1위 차지
한국 넷플릭스 영화 부문에서 1위를 기록 중인 작품이 있다.

바로 영화 ‘대가족’이다.
지난해 극장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OTT 플랫폼에 공개된 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역주행 중이다.
‘대가족’은 외아들 함문석(이승기)이 출가해 스님이 되자 대가 끊긴 집안을 걱정하던 만두 가게 사장 함무옥(김윤석) 앞에 문석의 친자식인 남매 민국(김시우), 민선(윤채나)이 등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겨울 개봉 당시 ‘대가족’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대사와 따뜻한 이야기로 가족 단위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변호인’, ‘강철비’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과 대사 운용도 힘을 보탰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김윤석 연기는 여전하다”, “울고 웃게 만드는 영화”, “오랜만에 극장에서 눈물 흘렸다”, “왜 ‘대가족’인지 알겠다”, “영화를 보고 나니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코미디일 거라 생각하고 관람했다가, 예상보다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개봉 당시 극장 성적은 저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대가족’은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34만 3060명을 기록했다. 약 92억 원의 제작비와 260만 명 손익분기점을 고려하면 극장 수익만으로는 흥행 실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기, 김윤석,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등 주요 배우들의 조합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과는 따라오지 못했다.
영화는 지난 1월부터 쿠팡플레이, U+모바일tv, 웨이브, 넷플릭스, 왓챠, 애플tv 등을 통해 VOD 서비스로 공개됐다.

22일 기준, 넷플릭스 한국 영화 부문에서 ‘대가족’이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스텔라’, ‘i호스티지’, ‘효자’, ‘소방관’, ‘미션 임파서블’, ‘드림팰리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대가족’이 넷플릭스에서 반응을 얻는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묵직한 정치·사회적 주제를 다뤄왔던 양우석 감독이 이번엔 일상적인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OTT 플랫폼과 더 잘 맞았다는 평가다. 극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잔잔함’과 ‘생활성’이 OTT 시청자에게는 오히려 편안함과 감동으로 다가갔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연령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중심 서사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장치 없이도 인간미, 세대 갈등, 관계 회복 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개봉 전에는 배우 이승기의 삭발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극 중 승려 역할을 위해 연기 인생 최초로 삭발에 도전했으며, 이승기는 “좋은 시나리오와 김윤석 선배, 양우석 감독과 함께라면 삭발은 고민도 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오히려 촬영 후 머리가 생각보다 안 자라서 더 고생했다”고 전했다. 해당 장면은 영화 속 상징적인 순간으로 남았고, 이승기에게도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