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엔 파전·막걸리…그런데 한국인 99%가 잘 모르는 사실 '5가지'

2025-04-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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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 데 있는 '파전·막걸리' TMI

쏟아지는 빗소리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조합이 있다. 바로 파전과 막걸리다. 기름이 자글자글 튀는 소리와 투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묘하게 닮았고, 이따금 기분까지 눅눅해질 땐 뜨끈한 파전에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 그야말로 정답처럼 느껴진다. 한국인 감각 속에 각인된 이 전통의 조합은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선 문화이자 감정의 반응이다. 하지만 익숙함 속에 가려진 '뜻밖의' 사실들도 있다. 파전과 막걸리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이야기를 통해, 이 조합이 왜 유독 비 오는 날에 생각나는지, 어떤 역사와 과학이 숨겨져 있는지에 대해 한번 들여다보자.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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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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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빗소리 때문에 파전이 생각난다고? 사실은 심리적 연상작용!

비 오는 날이면 자동으로 파전이 생각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종종 "빗소리와 파전 부치는 소리가 비슷해서"라고 말한다. 이 설명은 일견 그럴듯하지만, 보다 정확하게는 '심리적 연상작용'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파전 부치는 소리를 기억하고 있던 뇌가 빗소리를 들었을 때 그 기억을 끌어올리며 식욕으로 이어지는 감각적 연결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 오는 날은 기압이 낮아지면서 혈당이 떨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는데, 이로 인해 기름지고 짭조름한 음식을 찾게 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파전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음식이다.

2️⃣ '파'가 주인공인 '파전'은 의외로 근대에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파전이 오랜 전통을 가진 음식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처럼 파를 앞세운 형태의 '파전'은 비교적 최근에 정착된 양식이다. 조선시대 요리서인 '규합총서', '음식디미방' 등을 보면 부추전, 녹두전, 생선전 등 다양한 전이 등장하지만, 파를 중심으로 한 전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현대 외식문화 속에서 해물파전이 널리 보급되며, 파전이 '비 오는 날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전통보다 대중문화와 도시 소비 패턴에 더 큰 영향을 받은 음식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

3️⃣ 막걸리는 원래 술이 아닌 '약'이었다?!

막걸리는 오늘날 부담 없이 마시는 저도수 전통주로 여겨지지만, 과거에는 '약'이자 '기력 회복용 보양 음료'로 쓰였다. 조선시대 농번기에는 막걸리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보약처럼 마셨다. 곡물에서 우러난 영양이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막걸리를 마시며 땀을 식히는 행위는 일종의 의례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지금도 지역 막걸리 이름에 '보양주' '활력주' 등 건강을 암시하는 명칭이 종종 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료사진. / Yeongsik Im-shutterstock.com
자료사진. / Yeongsik Im-shutterstock.com

4️⃣ 다른 술과 달리 막걸리 잔이 '사발'인 이유는…

전통적으로 막걸리는 사발에 따라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매우 실용적인 이유에서다. 막걸리는 걸쭉한 탁주로 침전물이 많기 때문에, 넓고 얕은 사발에 따르면 침전물은 바닥에 가라앉고 윗부분의 맑은 술만 떠서 마시기 좋았다. 동시에 하나의 사발을 여러 사람이 돌려 마시는 문화는 공동체적 상징을 담고 있었다. 이처럼 사발은 막걸리의 성질에 알맞은 도구이자 공동체 의식을 표현하는 그릇이었다.

5️⃣ 파전과 막걸리는 과학적으로도 '기분 상승' 음식!

비 오는 날 파전과 막걸리를 찾게 되는 데에는 실제 생리적인 이유도 있다. 밀가루는 전분이 풍부해 섭취 후 빠르게 당으로 전환되고, 이 과정에서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기분 조절 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B군과 아미노산이 함께 작용한다. 특히 파전 속 해산물은 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B1과 타우린이 풍부하고, 파에 들어있는 황화아릴 성분은 이러한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다. 막걸리 또한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밀가루 음식의 소화를 돕고, 비타민 B·C·D와 미네랄 성분이 기초 체력을 보충해준다.

⚠️ 덧붙여야 할 건강 팁

단, 파전과 막걸리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밀가루 음식은 열량이 높고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막걸리 역시 도수가 낮더라도 폭음할 경우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전엔 마늘이나 고추, 김치 같은 따뜻한 성질의 식재료를 곁들이면 소화를 돕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효과적이다. 흔히 즐기는 음식이지만, 그 속에 담긴 과학과 전통을 이해한다면 더 건강하고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다.

유튜브, 대평이 Daepyeong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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