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햄 끊고 '이것' 먹었더니.. 실제 100세까지 장수한 사람들의 식단

2025-04-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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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인스턴트 대신 자연식 선택한 사람들이 오래 사는 이유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유전이나 운동만이 아니다. 그들이 매일 먹는 ‘식사’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

이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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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인 장수 지역, 일명 ‘블루존(Blue Zone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지역에서 발견된 공통된 식습관 중 하나가 ‘가공이 덜 된 자연식 위주 식단’이라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리스 이카리아섬, 일본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미국 캘리포니아 루마린다, 코스타리카 니코야 등 대표적인 장수 마을에서는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대신 제철 식재료로 직접 요리한 음식을 섭취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단순히 전통에 대한 고집이 아니라, 실제로 건강과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습관이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가공식품 섭취 비중이 높은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당뇨, 암, 인지 장애 등의 발병률이 유의하게 높은 반면, 식물 기반의 자연식 위주 식단을 유지한 사람들은 평균 기대 수명이 10년 이상 차이를 보였다.

자연식이란 단순히 ‘채식’과는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식은 정제되거나 인공적으로 가공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식품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현미, 귀리, 통곡물, 생채소, 과일, 견과류, 자연상태의 콩류, 올리브오일, 허브 등이다. 반대로 정제된 설탕, 흰 밀가루, 가공육, 냉동조리식품, 탄산음료, 인스턴트 라면 등은 모두 고도로 가공된 식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과 같은 만성 질환의 발병률을 높인다는 경고를 수차례 내놓은 바 있다. 한국영양학회 역시 2024년 ‘국민건강식사지침’에서 가능한 한 자연식 위주의 식사를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가공식품이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열량이나 당분 때문만은 아니다. 문제는 ‘영양 불균형’이다. 고도로 가공된 식품은 대부분 섬유질, 미네랄, 항산화 성분이 부족하고, 반대로 나트륨, 포화지방, 첨가당, 화학첨가물은 과도하게 많다. 특히 인공감미료나 방부제, 색소 등의 축적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고 염증 반응을 촉진시킨다.

반면 자연식 위주의 식단은 장내 미생물을 다양하게 유지하고, 면역 기능과 세포 노화 억제에 관여하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오키나와의 90대 노인들이 여전히 정정하게 논밭일을 하는 이유도, 매일 먹는 단순하지만 건강한 자연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연식 기반의 식단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도시락 브랜드들은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당일 조리·무첨가’ 콘셉트로 자연식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나섰고, SNS에서도 ‘가공식 단절 챌린지’나 ‘자연식 30일 식단 기록’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30 세대 사이에서는 단순 다이어트를 넘어서 ‘장기적인 건강 관리’를 목표로 식단을 바꾸는 이들이 증가 중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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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 식단으로의 전환은 결코 어렵지 않다. 흰쌀밥 대신 현미밥을 선택하고, 시판 드레싱 대신 올리브오일과 식초로 간단한 소스를 만들며, 가공햄 대신 삶은 달걀이나 두부, 병조림 과일 대신 제철 생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이처럼 익숙한 메뉴 속 재료 하나만 바꿔도, 식탁 위 건강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자연식의 장점은 ‘단기 효과’보다 ‘장기 지속’에 있다. 살이 빠지지 않아도, 몸이 가벼워지고 피로감이 줄어들며, 위장이나 피부 트러블이 개선되는 등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가 분명 존재한다. 결국 장수를 결정짓는 것은 유전자보다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식사의 선택이다.

패스트푸드보다 느리고, 인스턴트보다 불편하지만, 가장 덜 손댄 자연의 식사가야말로 진짜 오래 사는 비결이라는 사실. 이제는 ‘맛보다 건강’, ‘편리함보다 지속가능함’이 더 큰 가치가 되는 시대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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