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아파트 방화범, 범행 직전 충격적인 '모습' 포착…급속 확산 중
2025-04-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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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저지른 후 사망한 남성
경찰, 화재 원인·사용 도구 등 조사 중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을 둘러싸고, 60대 남성 방화범 A 씨의 범행 직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공개된 장면은 A 씨가 범행 10여 분 전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한 빌라 앞에서 농약살포기를 이용해 불을 내는 모습이다. CCTV 영상에는 A 씨가 일종의 화염방사기처럼 농약살포기를 작동시키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A 씨가 가연성 물질을 분사기에 넣은 뒤 예행 연습을 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장면은 기기의 작동 여부를 사전 점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고, 범행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된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당 사진은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으며, 이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선 충격과 분노, 공포가 뒤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22일 A 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 시신을 부검해 내부 장기 손상 상태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현재까지 A 씨가 방화 직후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인지, 불길에 휩싸여 사망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는 지난 21일 오전 8시 17분쯤 봉천동의 한 아파트 401호와 404호에서 발생했다. 화염은 빠르게 번졌고, 약 1시간 반 뒤인 오전 9시 54분에야 완전히 진화됐다. 불이 시작된 4층 복도에서는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이전까지 해당 아파트 3층에 거주했으며, 당시 위층 세대와 지속적인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 씨는 집을 옮겼지만, 갈등의 앙금이 남아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 씨 가족, 지인, 이웃 등을 상대로 범행 동기를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A 씨는 범행 전 자신의 집 근처에 "엄마 미안하다" "할머니를 잘 모셔라(가족에게 쓴 내용)"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와 함께 현금 5만 원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경찰이 사건을 사전 계획범죄로 판단하게 된 또 다른 근거가 됐다.
당초 경찰은 A 씨가 화염방사기처럼 사용한 도구를 농약살포기로 봤지만, 일각에서는 일명 '세차건'으로 불리는 고압분사기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범행 도구는 불에 타 잔해만 남은 상태라 정확한 기종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A 씨가 사용한 기구의 구매처와 가연성 물질의 출처, 이동 경로 등을 추적 중이다.

또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A 씨가 사용한 오토바이 뒷좌석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기름통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A 씨가 연료를 미리 준비하고 이동하며 범행을 실행한 정황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A 씨 본인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불길을 피해 4층에서 뛰어내린 70~80대 여성 2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전신 화상을 입은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그 외에도 낙상과 연기 흡입 등으로 4명이 병원에 이송됐으며, 현장에서 연기만 들이마신 경상자 7명은 응급조치를 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