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0억짜리가 순식간에... 주민들 "이사 가고 싶다" 공포 (화순)

2025-04-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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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도 멀쩡했는데 이럴 수 있나"

21일 오후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에 건설된 4.7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타워가 쓰러져 있다. / 연합뉴스
21일 오후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에 건설된 4.7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타워가 쓰러져 있다. / 연합뉴스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 능선에 자리 잡은 금성산 풍력발전소에서 4.7MW급 풍력발전기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이 충격에 빠졌다.

21일 오전 2시 50분쯤 발생한 이 사고는 총 11기로 구성된 발전소에서 가장 끝에 위치한 발전기가 쓰러지면서 벌어졌다.

금성산 풍력발전소는 51.7MW의 총 발전용량을 가진 대규모 재생에너지 시설이다. 바람의 힘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풍력발전기를 집단 배치해 운영한다. 이런 풍력발전소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탈탄소 정책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며 조성되고 있다.

사고 당시 주민은 강한 굉음과 진동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주민은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날벼락 같은 소리에 잠이 깼으며, 1~2초 동안 땅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거실 창문이 사정없이 흔들리며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사고가 난 발전기는 2년 전 설치돼 태풍에도 끄떡없던 시설이었기에 주민들의 놀라움은 더 컸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부 주민은 풍력발전소가 들어선 뒤 밤마다 ‘우웅’ 하는 소리에 두려움을 느꼈다며 멀쩡하던 발전기가 갑자기 휘어질 줄 누가 알았겠냐고 말했다.

사고 며칠 전부터 마을에 울려 퍼지던 굉음이 평소보다 유난히 크게 들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주민은 평소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같았는데 일주일 전부터 말벌 날갯짓 같은 소리가 반복됐다면서 시공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산 중턱에 있는 흙더미가 비에 쓸려 내려올까 두렵다면서 정부가 철저히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로 인해 전류에 의한 산불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화순군은 사고 지점을 포함한 발전소 일대를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으로 지정하고, 나머지 10기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로 풍력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비용도 주목받고 있다. 3MW급 풍력발전기 1기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육상 기준 45억~50억 원, 해상 기준 60억~7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순수하게 발전기 자체의 건설비용일 뿐 주변 설비나 지반 확보 같은 추가 비용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금성산 풍력발전소처럼 여러 기로 구성된 대규모 발전소의 경우, 전체 건설비용은 설치 장소, 지형, 인프라 상황에 따라 1기당 100억~200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런 높은 비용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와 복구 과정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사고 이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태풍에도 멀쩡하던 발전기가 고꾸라졌으니 또 넘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걱정했다. 다른 주민은 무서워서 당장이라도 이사를 가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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